최근 미 해군의 최신 스텔스 구축함인 ‘줌월트’ 배치설이 불거졌던 제주해군기지에 미 해군 이지스함이 처음으로 입항한다.

이에 강정마을 주민들은 평화의 섬에 파국을 몰고 올 것이라며 입항 거부 입장을 밝히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해군 제주기지전대는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마친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스테뎀함(USS Stethem)이 25일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제주민군복합항에 입항한다고 24일 밝혔다.

알레이버크급 이지스인 스테뎀함은 길이 153.8m, 너비 20.4m, 만재톤수 8400t 규모로 최대 속력은 32노트, 승조원은 340여 명이다. 외국 함정이 제주민군복합항에 기항하는 것은 처음이다.

스테뎀함은 2017년 독수리(Foal Eagle) 훈련 참가를 위해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강원도 동해항에 입항해 군수 적재를 한 뒤 동해상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 해상전투단 훈련에 참가했다.

스테뎀함은 제주민군복합항 입항 기간 한·미 해군 장병 간 친선 교류, 사회복지시설 대상 연합 봉사 활동, 제주 문화 탐방 등을 통해 양국 해군의 우호협력 관계를 증진할 계획이다.

강정마을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스테뎀함 입항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 당시 미군이 이용하지 않는 순수한 대한민국 해군의 기지라고 했던 말은 신뢰를 잃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국방부나 해군은 이번 기항이 군사작전을 위한 것이 아닌 단순한 군수 보급과 한미 해군 장병 간 친선 교류를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이라며 “그러나 다른 함정은 훈련이 끝나면 다 본국이나 주둔지로 돌아가는 데 왜 미 해군 이지스함만 제주해군기지에 들어오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정마을회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중국과 외교 마찰을 빚고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국방부는 미국 의도대로만 움직이고 있다”며 “미 함정 입항은 미사일 방어망에 제주도를 편입시키려는 의도로 의심되며, 줌월트급 이지스함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려는 은폐 공작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어떠한 형태로든 들어오게 된다면 제주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소용돌이 중심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제주는 그야말로 중국의 각종 보복 조치에 시달리다 전쟁의 위협이 증가할 수록 중국의 핵미사일 타깃이 될 것”이라며 미 해군 이지스함 입항 거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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