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 연봉 협상 결렬로 이직
비상체계 일시 땜질 불과 근본 대책 마련 시급

서귀포시 지역 거점 공공의료기관인 서귀포의료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이 집단 사직하기로 해 인력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전문의 인력 유출이 잇따르면서 의료 서비스 질 하락이 우려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서귀포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과의 연봉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31일 자로 모두 퇴직한다.

서귀포의료원 측과의 연봉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이들은 제주시 소재 종합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의료센터 전문의 4명이 관두기로 해 기존 6명에서 공중보건의 2명만 남게되는 데다 이들도 4월 13일 자로 복무 기간이 끝나면서 인력 공백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 규칙에 따라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응급실 전담전문의 2인 이상을 포함한 전담의사 4인 이상을 배치해야 한다.

서귀포의료원은 응급 환자 진료체계 붕괴를 우려해 4월 1일부터 응급의료센터 비상진료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반외과 의사 1명과 가정의학과 의사 1명을 응급의료센터에 배치하고, 1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의를 어렵게 채용하더라도 퇴사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서귀포 지역 공공의료기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2014년 2월 전문의 1명이 서귀포의료원을 퇴사해 개원한 데 이어 2015년에도 전문의 3명이 퇴사한 후 줄줄이 개원했다.

서귀포의료원은 수시로 전문의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수급 상황이 여의치 않은 탓에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잦은 전문의 교체로 인해 의료 서비스 수준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환자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성대림 서귀포의료원 원장은 서귀포시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러 차례 연봉 협상 끝에 전문의들의 요구를 전면 받아들이기로 했으나 협상 당일 종합병원 측을 만난 뒤 갑작스럽게 합의를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귀포시 지역 유일의 지역응급의료센터가 마비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며 “최대한 협진 체계를 구축해 응급의료센터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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