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용역보고회 수질 1등급·연산호 군락은 훼손 확인
“조사시점 해군기지 완공 후…판단 기준 부족” 아쉬움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바다의 연산호 군락이 일부 소실됐지만 해양 생태환경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주해군기지 완공 이후 1년간 조사한 결과여서 건설 이전 해양 생태계와 비교 분석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14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관에서 서귀포시 강정 해역 해양 생태환경 조사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에코이엔비는 제주도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5월부터 1년 동안 강정 해역에 대해 조사한 결과 해양 환경과 생태 환경, 보호 대상 해양생물상이 대부분 양호하다고 밝혔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수질 환경은 해역환경기준 1등급이고 해양 생태계는 출현 종수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차바위 해역의 연산호 군락도 잘 보존된 상태였다.

멸종위기종인 기수갈고둥과 붉은발말똥게, 제주새뱅이 등은 강정천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강정마을회에서 추가로 문제를 제기한 강정천 은어의 서식 생태도 양호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강정등대와 서건도 해역의 연산호 군락은 일부 소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먹이 활동도 원활하지 못해 복원 사업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일부 주민은 짧은 조사 기간과 비교 데이터 부재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사 기간이 1년인 데다 해군기지 건설 전후의 생태계 변화를 비교 분석할 수 없는 만큼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과거 자료와 비교 분석 없이 발표를 하니 주민 입장에서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며 “어떻게 좋아졌고, 어떻게 나빠졌는지 알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강정마을회는 15일 논평을 내고 “제주해군기지 준공 이후 1년간 조사한 결과 수질은 해역환경기준 1~2등급으로 나왔다”며 “퇴적물 조사 결과는 선진국 기준으로 보았을 때 관리 등급에는 못 미치나 비오염 기준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전반적으로 자치어와 저서생물, 연산호 등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전에 비해 종수와 개체수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공사가 완료돼 더 이상 오염이 진행될 요인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강정마을회는 “군함과 크루즈 선박들이 본격적으로 입항할 경우 기름에 의해 장기간에 걸쳐 주변 해역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방파제로 인한 조류 변화로 인해 강정천과 악근천에서 유입되는 토사와 유기물질 퇴적 양상이 크게 바뀌었다는 부분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강정마을회는 지난 1년간의 조사 결과는 본격적인 조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도록 하고, 올해부터 시행되는 조사에는 문제점을 보완 반영해 앞으로 3년간 조사를 지속할 것을 제주도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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