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3시간 노출 후 삭제…잇단 '강력범죄 페북 라이브'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페이스북으로 '묻지마 총기살인' 장면을 실시간 중계한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과 CBS방송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오후 2시께 한 남성이 클리블랜드 도심에서 행인을 살인하는 장면을 담은 생중계 영상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용의자는 아프리카계 스티브 스티븐스로 확인됐다.

영상에서 스티븐스는 길가를 걷는 한 고령의 남성에게 다가가 느닷없이 '조이 레인(Joy Lane)'이라는 이름을 말하라고 하면서 총을 꺼낸다.

"조이 레인을 모른다"는 답변이 되돌아오자, 스티븐스는 남성의 머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피해자는 피를 흘리면서 숨진 채 길에 방치됐다.

스티븐스는 이번에 생중계한 살인 외에도 또 다른 살인을 여러 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영상은 올라온 지 약 3시간 후 페이스북에서 삭제됐다. 스티븐스의 페이스북 계정도 비활성화됐다.

경찰은 스티븐스가 '무기를 가진 위험한 살인 용의자'라며 그에 대해 수배령을 내렸으며, 스티븐스 소유로 추정되는 흰색 포드 퓨전 차량도 함께 찾고 있다.

캘빈 윌리엄스 클리블랜드 경찰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티브가 자수하길 바란다"며 "우리는 이 상황을 최대한 평화롭게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서장은 경찰이 스티븐스를 찾아내려고 그의 가족과 연락하고 있으며, 스티븐스가 살인 대상을 무작위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한 남성은 클리블랜드 지역방송에 피해자가 그의 아버지로 78세라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사건 후 낸 성명에서 "이는 끔찍한 범죄이며 우리는 이런 콘텐츠를 허용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책임이 있으며, 물리적인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긴급 상황에 법 집행기관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이 끔찍한 범행 현장을 그대로 전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에는 시카고에서 또래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하면서 이를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한 10대 용의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에디 존슨 시카고 경찰청장은 "피해 여학생이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40여 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봤지만, 신고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개탄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교통검문 과정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죽어가는 장면, 프랑스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가 경찰관 커플을 살해한 테러 현장 등이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돼 논란을 빚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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