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신매매조직에 납치돼 중국 남성의 신부로 팔려갔다가 중국 공안에 의해 구출된 배트남 여성 두 명이 중국과 베트남 국경에서 베트남 경찰에 인계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화면 캡처]

작년 11월 베트남 북부 호아 빈 성에 사는 17세 소녀가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개교 기념식에 갔다가 실종됐다.

딸을 찾아 헤매던 부모는 며칠 뒤에 한 남성으로부터 딸이 납치돼 중국 동부 산둥 성(山東省)에 신부로 팔려갔다는 전화를 받았다.

신고를 받은 베트남 공안(경찰)은 이 소녀를 납치한 자국민 용의자를 체포했고 소녀는 중국 공안에 의해 두 달여 만인 지난 1월 구조됐다.

17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이와 함께  21세의 베트남 여성 역시 산둥성에 신부로 팔려갔다가 지난 3월 현지 공안에 의해 구출돼 가족 품에 다시 돌아오게 된 사연 등을 소개했다.

이 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으로 인신매매되는 베트남 여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농촌지역의 신붓감 부족 현상 등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이 1979년 엄격한 '한 자녀 낳기' 정책을 시행한 이후 심각한 남녀 성비 불균형으로 여성이 부족, 결혼 적령기를 맞았지만, 신붓감을 찾지 못한 총각들이 급증했다.

이들 총각에게 외국인 여성을 신부로 팔아넘기는 인신매매 조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중국과 국경을 접한 지역의 베트남 여성을 주 범행 대상으로 삼고 있다.

중국 공안은 지난 2월 베트남 여성들에게 관광과 일자리 제공을 약속하며 베트남에서 가까운 중국 윈난 성(雲南省)을 데려간 뒤 다른 지역에 신부로 팔아넘긴 인신매매 조직원 75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몸값으로 1인당 8만 위안(132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베트남 여성 32명이 구출됐다. 이 중 한 여성은 "내가 탈출을 시도할 때 2명의 남성이 쇠파이프로 폭행했다"며 "신부가 되기를 거부하자 위협했다"고 말했다.

연간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베트남인이 인신매매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정부의 2015년 조사 결과 인신매매 피해자의 약 85%가 여성과 어린이였다. 70%가량이 중국으로 팔려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인신매매 목적은 신붓감, 강제노역, 매춘 등 다양했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서도 비슷한 인신매매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2015년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인신매매범의 처벌과 피해자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내용의 반(反) 인신매매 협약을 체결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인신매매가 갈수록 은밀해져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