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지하수 증산 요청에 대한 지역의 비난 여론이 높다. 한진그룹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 신청 자체는 물론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관리위원회가 ‘지하수개발·이용 변경허가의 건’에 대해 부결이 아니라 재심사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높다.

한국공항은 지난달 31일 먹는샘물 ‘제주퓨어워터’ 제조용 지하수 취수허가량을 하루 100t에서 150t으로 변경(증량)하는 ‘지하수개발·이용 변경허가’를 제주도에 신청했다. 현재 허가량의 99.9%를 사용하는 등 한계에 다다른 상태여서 날로 늘고 있는 항공기 승객 음용수 서비스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들었다.

이에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9일 성명을 내고 “도민의 공공자원인 지하수를 돈으로만 바라보는 기업의 몰염치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공항의 ‘너무 잦은’ 증량 신청을 겨냥해 ‘한진그룹의 안하무인’이라며 근절을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요구했다.

그런데 지하수관리위원회는 20일 도청 회의실에서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량 요청 심사를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재심사로 결정했다. 한국공항 측에 추자자료를 요청하고, 자료가 들어오면 재심사 일정을 잡기로 했다.

이에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다음날 논평을 통해 재심사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지하수관리위원회가 분명히 경고하고 불허 결정을 내리기는커녕 증산 가능성의 불씨를 살려뒀다”고 지적했다.

‘안하무인’격으로 들이대는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허가량 증량 시도가 잘못이라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이 벌써 5번째다. 1993년 1일 200t으로 허가된 뒤 1996년 1일 100t으로 감량된 뒤 꾸준히 증량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렇다. 20년이 지났으면 포기할 만도 한데 아니다. 20년 넘게 도민들이 안된다고 하는 데 굳이 들이미는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다. 안되는 이유는 지하수를 그냥 물이 아니라 ‘공수화 개념’에 따른 제주도민의 생명수이자 공공자산이라는 인식에 대한 절대적인 도민적 공감대 때문임을 거듭 강조한다.

항공기 승객 서비스를 위한 물이 모자라다면 시민연대회의의 ‘제안’이 정답이다. 제주도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를 공급하면서 제주도의 청정 환경과 맑을 물 홍보까지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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