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깊은 착공식이 지난 22일 제주시 건입동 1044-10번지에서 열렸다. 이날 짓기 시작한 건물은 이름도 아름다운 ‘푸른꿈 작은공부방’이다.

사업의 주체는 제주대 교육대학 총학생회다. 총 예산은 3억2700여만원이지만 ‘십시일반’으로 모아졌다. 부지는 제주대가 사용을 허락했고, 설계는 탐라지예 건축설계사무소 권정우 소장이 재능기부로, 공사는 유성건설이 2억원의 사업비를 쾌척했다. ‘공부방 선생님’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확보한 후원자들도 70여명에 달했다.

한마디로 대학생들이 주도하고 지역의 기관과 기업, 후원자들이 힘을 모아 공부방을 짓는 프로젝트다. 각박하다고 하는 현실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일이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어 여간 고맙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작도 아름답다. ‘푸른꿈 작은공부방’은 2006년 제주대 교육대학 21대 총학생회의 예비교사 24명이 주머니를 털어 저소득층 어린이 25명을 위해 마련한 공부방이었다. 10여년 지나며 건물이 낡아 이전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지역사회’가 움직인 것이다.

제주도교육청도 돈이 없어도 사교육의 기회를 잃지 않도록 나섰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교육복지대상자들에게 학생 1인당 월 50만원까지 학원 수강료를 지원하는 한편 공모를 통해 평생직업교육학원 25곳도 지정했다.

10여년전 자신들의 용돈도 넉넉하지 않았을 텐데도 주머니를 털어 ‘동생’들을 위해 공부방을 마련했던 제주대 교육대학 총학생회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선배들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후배와, 이를 격려하며 재능과 금전적 도움을 아끼지 않는 지역사회도 고마울 따름이다. 이들 덕분에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제주가 돼 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