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평균 농가소득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4584만2000원으로 전국 평균 3719만7000원보다 23.2%가 많았다. 그렇다고 쾌재(快哉)를 부를 상황은 아니다. 농가부채 증가 속도가 이보다 훨씬 빠른 실정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를 보면 희비(喜悲)가 엇갈린다.

지난해 제주 농가당 평균 부채는 6396만3000원으로 전년(6185만4000원)에 비해 3.4%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전국 평균 2673만원의 2.3배 규모다.

더욱 큰 문제는 전국 농가의 평균 부채(負債)가 소폭이나마 감소(1.8%)하고 있으나, 제주지역은 이와 반대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 3104만2000원이던 제주 농가부채는 2013년 4552만1000원으로 늘더니 2016년 6396만3000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 5년 사이 무려 106%나 늘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농가소득은 고작 26% 증가에 그쳤다. 말만 농가소득 전국 1위이지 ‘빛 좋은 개살구’격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주 농가의 평균 자산(資産)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6억2280만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농가 자산은 전년 5억4358만원보다 14.5%가 증가했는데, 최근 도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제주지역 농가부채 급증은 개인을 떠나 자칫 지역경제를 짓누르는 ‘뇌관(雷管)’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가계지출부터 우선 줄여야 한다.

지난해 제주농가의 평균 가계지출은 4295만8000원에 이르렀다. 이 또한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한해 소득(4584만원)의 94%가 가계지출로 쓰였으니 농가 빚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농가 역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예상된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주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한 농가도 많이 있을 것이란 뜻이다. 특단의 조치 없이 빚더미에서 헤어나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제주도 등 관계당국도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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