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상산업계에 모처럼 활력이 넘치고 있다. 최근 들어 제주에서 촬영했거나 제주 출신 감독의 작품이 국내외 영화제에 소개되는 등의 낭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4월27일~5월6일)에 제주로케이션 작품 4편이 초청받은 것은 단적인 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된 장편영화 ‘시인의 사랑’, 코리아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된 다큐멘터리 ‘이중섭의 눈’, 장편영화 ‘천화’와 단편영화 ‘나는 아직도 당신이 궁금하여 자다가도 일어납니다’가 그 면면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제주 여성감독 김양희의 장편 데뷔작인 ‘시인의 사랑’이다. 이 작품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시 세계와 팍팍한 현실 사이에서 괴로워하던 시인이 한 소년을 만나면서 새로운 감정에 눈 뜨는 과정을 재치 있고 섬세한 터치로 그려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7’로 선정된 바 있으며,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다큐멘터리 ‘이중섭의 눈’은 제주영상위원회의 제주다양성영화 제작지원 작품으로 김희철 감독은 ‘시인의 사랑’ 김양희 감독의 남편이다. 제8회 전주프로젝트마켓 다큐멘터리 피칭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런가 하면 제주 출신 문재웅의 단편영화 ‘포구’가 제70회 칸영화제 비경쟁 단편영화부문에 선정됐다. 또 다큐 영화 ‘물숨’을 만든 고희영 감독은 최근 제34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 같은 일련의 낭보들은 제주 영상산업계가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활약상이 도내 전 문화계에 파급되어 ‘제주문화의 르네상스’를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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