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2일부터 제11회 설문대할망 페스티벌 개최
제주돌문화공원, 축제기간 공원 무료 개방

옛날 옛적, 설문대할망이 살았다. 거인이었던 그는 치마에 흙을 퍼 날라 제주를 만들고, 다시 흙을 일곱 번 떠놓아 한라산을 만들었다. 치마의 터진 부분으로 새어나온 흙은 360개의 오름이 되었다.

한편, 설문대할망에게는 설문대하르방과의 사이에서 나은 오백 아들이 있었다는 설도 전해진다. 하루는 사냥을 나간 오백 아들에게 먹을 죽을 끓이던 설문대할망이 가마솥에 빠져 죽고 말았다. 죽을 먹던 아들들이 나중에서야 할망이 솥에 빠져 죽은 것을 알고는 슬피 울다 영실기암의 오백장군이 됐다. 

아들을 먹여 살리다 죽었다는 이야기는 자기희생의 가난한 어머니상을 담고 있다. 이런 모습은 척박한 땅에서 억척스런 삶을 살아온 제주 여성의 삶과 매우 흡사하다. 설문대할망은 ‘표해록’이 기록된 1771년까지는 적어도 제주 사람들에게 제의의 대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돌문화공원관리소(소장 한정운)가 내달 12일부터 31일까지 제11회 설문대할망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 기간 공원도 무료 개방한다. 

제주도는 제주인의 모성성을 상징하는 설문대할망을 기리고, 제주의 이야기 문화를 발전·전승하기 위해 2007년부터 매해 5월 ‘설문대할망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11주년을 맞는 올해 축제는 크게 ▲설문대할망 제(祭) 의식 ▲설문대할망 굿 페스티벌 ▲‘뿌리 깊은 여신’ 화가 양광자 전시회 ▲설문대할망 워크숍 등으로 진행된다.

이 기간 현장에서는 베트남 굿 시연과 여성박물관 소장물품 전시(5월13~15일), 러시아·인도·타이완·중국·독일·프랑스 등 여러 나라 명상음악가들의 공연(5월14~15일) 등 세계적이면서 제주적인 예술 공연이 다채롭게 준비된다.

이외에 제주 인문학 특강(5월6일), 개인적인 염원을 담은 탑쌓기 체험(5월내내), 제주전통차와 전통음식 체험(5월15일), 스스로-되기 춤 공연(5월15일), 설문대할망 이야기에 등장하는 장소 답사(5월20~21일), 제주의 詩노래(5월16일) 등도 마련된다. 

한정운 돌문화공원관리소장은 “전통적이고 현대적인 여러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설문대할망의  이야기를 가깝게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축제기간 공원 전체를 무료 개방하는 만큼 온 가족이 돌문화공원에서 품격 있는 봄나들이를 즐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자세한 일정은 본 지 기사 및 돌문화공원 홈페이지 참조. 문의=064-710-7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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