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다 문득 마음이 한가로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평소 느끼지 못했던 주위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도로에서 경험하는 익숙한 풍경인데, 자동차들 붉은색 후미등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다.

처음 운전면허를 획득하고, 도로에서 운전하면서 상향등을 몇 번 깜빡거리고는 옆을 쌩하게 추월하고 달려가는 차들에 진땀이 났고, 어쩌다가 천천히 주행하는 차를 만나면 어찌나 든든했던지, 그냥 부담없이 따라가기만 하면 됐으니깐. 그 때만해도 도로가 막혀서 약속시간에 늦는 다는 것이 약간은 생소했을 때니까, 지금처럼 도로에 길게 신호대기 하는 차들을 볼 때면 참 많이도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 업무하면서 상담했던 내용들, 자동차들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시는 분들의 목소리가 뒤따라 연상되어 금새 생각이 번잡스러워진다. 특히 집앞 도로 주차로 인해 느끼시는 불편한 현장 상황이 .전화기 너머 목소리에 고스란히 담겨서 전달되어 왔던 경험 때문이다. 하지만 더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모든 상황에 대해 만족할 만한 해결 방안을 찾아 신속히 해결해 드리는 게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교통상담 중 가장 많이 접하는 경우가 타인에 대해 배려가 부족한 주차로 인해 느끼는 불편사항이다. 물론 의도적으로 하는 경우는 아닐 테지만 주차장 진입로 인근에 주차하여 차량 진출입이 불가능 하거나, 이중 주차로 인해 먼저 주차된 차가 움직이지 못하거나 또는 인도 및 횡단보도 주차로 인해 보행자들의 이동 공간을 차지하는 경우 등이다.

도로 주차 시 보통 다른 차량들 이동이 가능한 지에만 염두에 두고 주차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민원을 상담하다 보면 자신의 주차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주차하는 사람에게 있지 않다는 것을 종종 느끼게 된다.

도로 공간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그러하기 때문에 더욱 더 타인 배려에 신경 써야 한다.

자기 주차장에 주차된 경우를 제외하곤 주차된 차량에 연락처를 남기고 주차로 인해 급하게 연락이 왔을 때 차량을 이동시킬 준비하는 습관이야 말로 타인을 배려하는 첫 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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