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격의 없는 ‘소통행보’
국민들 “신선한 충격” 호응 커
권위적 朴 정부와 지극히 대조

인천공항公 ‘정규직 전환’약속에
“우리도 해달라…”요구 봇물처럼
北 미사일 도발 ‘첫 시험대’올라

#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疏通) 행보’가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다. 참모들과의 겸상과 커피 산책, 출근길 시민과 셀카를 찍는 등의 뉴스를 접한 국민들은 지금 뜨거운 호응과 박수로 화답 중이다.

이 같은 행보는 취임 후 첫 주말인 13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 자신을 전담 취재했던 기자들과 북악산에 올랐다. 그리고 등산 후 구내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배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밥을 푸는가 하면, 임종석 비서실장은 앞치마를 두르고 배식을 담당했다.

이른바 ‘비정상의 정상화’ 일환으로, 일찍이 ‘탈(脫)권위’를 선언한 문재인 정부로선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아마도 그것은 군림(君臨)하는 청와대 등으로 대변되는 전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 컸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 그만큼 박근혜 정부는 무참하고 철저하게 국민적 기대를 저버렸다.

#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한 것은 취임 이틀 뒤인 12일이었다. 취임과 동시에 1호 업무로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한 대통령으로선 시의적절한 행보란 평가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큰 선물보따리를 내놨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비정규직 정규직화 원칙에 따라 금년 내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포함한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대동령께 보고한 것이다.

이어 2020년까지 공공부문 일자리를 3만개, 오는 2025년까진 일자리 5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사장의 정규직 전환 발표에 일부 비정규직 직원들은 눈물까지 흘렸다. 새 대통령 앞에선 이렇게 쉬운 결정을 왜 그동안은 내리지 못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인천공항공사의 ‘결단’ 이후 “우리도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는 요구가 곳곳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서울대 조교들을 비롯 집배원과 급식보조원, 간호조무사 등 모든 분야로 확산될 조짐이다.

문제는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할 수 있는 공공부문과는 달리 민간부문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 자동차 등 민간 제조업으로 이 문제가 번질 경우 자칫 ‘노노(勞勞) 갈등’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방책이나, 큰 고민 없이 첫 단추를 너무 빨리 꿰었다는 생각이 든다.

# 밀월(蜜月)은 신혼 초 꿀맛처럼 달콤한 몇 달 간의 기간을 말한다. 이 때는 서로의 장점만 보이고,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와 설계로 마음이 한창 부풀어 오른다. 영어로는 허니문(honey-moon)으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문’을 향한 언론의 구애가 뜨겁다. TV를 켜면 지금도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달달한 ‘러브 스토리’가 흘러 나온다.

그런데 이 같은 밀월관계에 북한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불과 나흘 만인 14일 또다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 의지가 강한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북한은 무력시위를 협상 카드로 계속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라고 강력 규탄했다. 이어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선거기간 등 보수 측으로부터 ‘안보관’을 의심받았던 문 대통령으로선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일종의 ‘시험대’인 셈이다. 언론과의 밀월관계 역시 향후 문 대통령의 대응 태세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사족(蛇足) : 지난 일요일 저녁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우연찮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박 전 대통령이 화제에 올랐다. 지인 왈, 통합의 정치 등 다른 분야는 크게 못 미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메르켈보다 정성을 기울인 게 딱 하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게 도대체 뭐냐고 물었더니 박 전 대통령이 ‘젊게 보인다’는 것이었다. 푸근한 인상의 메르켈 총리를 연상하며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인터넷 검색결과, 박 전 대통령이 두 살 위 연상이라는 것은 필자도 처음 알았다. 각종 주사약 등으로 외모에 들인 공력을 ‘국정 챙기기’ 등에 쏟았더라면 스스로는 물론 이 나라와 국민이 지금처럼 도탄(塗炭)에 빠지지는 않았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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