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밑에 가시가 박히면 그 통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통에서 해방되기 위해선 주저하지 말고 즉각 손톱 밑 가시를 뽑아내야 한다.

제주시 이도1동 주민 966명이 중앙로지하도상가 남측에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는 진정 을 제주도의회에 접수한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진정 내용은 중앙지하상가 보수공사 기간 설치했던 횡단보도를 공사가 끝나자 다시 철거해버려 노인과 장애인 등의 보행환경이 크게 악화됐기에 이를 원상복구 해달라는 것이었다.

당시 도의회는 “주민불편이 없도록 횡단보도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제주시에 전달했다. 하지만 시는 횡단보도 설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주변상가 입장 등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10개월째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 초 LH 등의 도움으로 제주시 아라동 영구임대아파트에 주민숙원인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환호를 받은 적이 있다. 이 아파트는 1992년 건축된 6층 건물로 승강기가 없다 보니 다리가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들은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어 외출을 포기하고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승강기 설치로 이들의 삶은 새로운 활력을 되찾았다.

중앙로사거리 횡단보도 설치를 원하는 보행약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지하도를 오르내리기 어려워 목숨을 건 무단횡단도 서슴지 않고 있다. 횡단보도 설치가 이들에겐 ‘손톱 밑 가시 뽑기’다.

모르쇠로 방관하는 제주시정은 보행약자의 ‘행복추구권’이 주변상가의 이익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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