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공항에서 폭우에 따른 여객기 사고가 잇따랐다.

25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난징(南京)발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 MU765편은 현지시간으로 전날 오전 10시 50분께 홍콩공항 북부 활주로에 착륙한 후 이동하던 중 빗물에 미끄러져 앞바퀴와 오른쪽 뒷바퀴가 풀밭으로 진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MU765편에 승객과 승무원 141명이 탑승했으나 불편함을 느껴 병원으로 이송된 여성 승객 2명 외에 부상자가 없었다. 그러나 북부 활주로가 거의 2시간 동안 폐쇄돼 항공기 50편의 착륙과 59편의 이륙이 지연됐다.

에어버스 A321 기종인 MU765편은 낮 12시40분 견인됐다.

한 승객은 MU765편이 첫 착륙시도가 실패하자 공중을 선회한 뒤 다시 착륙했으며, 그 때 심하게 흔들렸다고 말했다.

MU765편 조종사는 착륙 후 관제탑에 최소 5차례 걸쳐 "여객기가 잘못된 길로 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종사 출신인 제러미 탐(譚文豪) 입법회의원(국회의원)은 MU765편 조종사와 관제탑 간 통화를 확인한 결과 MU765편이 예정된 출구로 이동하지 않고 방향을 180도 바꾼 것 같다며 조종사 실수나 시야 불량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싱가포르행 캐세이퍼시픽항공 여객기 CX735편이 브레이크 고장으로 이륙하지 못해 승객이 5시간 동안 발이 묶이는 사고도 났다.

에어버스 A330-343 기종인 CX735편은 전날 오후 2시30분 싱가포르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폭우 여파로 출발이 지연됐다.

이후 CX735편은 오후 3시30분 승객들이 탑승한 후 이륙하려 했지만, 브레이크가 풀리지 않아 이륙하지 못했고 오후 6시45분 결국 주기장으로 견인됐다. 그러나 승객들은 버스가 주기장에 도착할 때까지 2시간 더 기내에 머물러야 했다.

승객 제시카 림씨는 기내 주방에 모여 음식과 과자를 요구한 승객들에게 마이크를 든 승무원이 불친절한 말투로 좌석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림 씨는 "인내심을 잃었다"며 "오늘 기후가 문제였는데 왜 여객기가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이번 사고에 대해 사과한 뒤 승객들에게 보상으로 75홍콩달러(약 1만 원) 상당의 음식 쿠폰을 제공했으며 그 이후 자사 항공편으로 승객들을 싱가포르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이번 사고가 여객기 브레이크 체계와 관련한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며 비행기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북부 활주로 폐쇄 여파로 추가 지연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폭우로 홍콩공항에서 항공기 약 700편이 운항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홍콩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호우 경보 최고 등급인 흑색 경보를 발령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