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 강풍에 폭우…가로수 수천그루 쓰러져 행인 덮쳐

▲ 2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강력한 돌풍이 불어 가로수 수천 그루가 쓰러졌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9일(현지시간) 폭우를 동반한 강력한 돌풍이 일어 가로수 등이 뿌리째 뽑히면서 150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께부터 약 1시간 동안 모스크바시와 인근 지역에 엄청난 위력의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가로수와 도로표지판 같은 구조물이 쓰러졌다. 이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깔리며 총 11명이 숨지고 137명이 다쳤다.

모스크바시 공보실은 "시내 병원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부상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돌풍으로 쓰러진 나무만도 3500그루에 이른다. 또 전력 공급이 끊기고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BBC는 늙어 위태로운 나무가 아닌 멀쩡한 나무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고 구조대원의 말을 인용해 상황을 설명했다.

세르게이 쇼바닌 모스크바 시장은 "유례가 없는 일로, 낮에 돌풍이 불어 사상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BBC는 모스크바에서 이런 강력한 돌풍이 일어난 것은 10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 돌풍으로 넘어진 나무에 깔린 자동차 [타스=연합뉴스]

이날 돌풍은 풍속이 초속 28m(시속 100.8㎞)에 달했으며 폭우까지 동반해 피해를 키웠다.

모스크바에 체류 중인 캐나다인 관광객은 BBC에 "하늘은 어두워지면서 강력한 바람이 불어 잔해가 사방으로 날아다녔다"는 목격담을 밝혔다.

현재 시청 직원을 포함해 3만5000여명이 구조활동 및 복구 작업에 투입됐으며 모스크바 지하철 4호선을 포함한 대중교통은 대부분 운행을 재개했다.

모스크바 외 다른 20개 지역에서도 폭풍의 여파로 1000여 그루의 나무가 쓰지고 4000여명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러시아 당국은 밝혔다.

러시아에선 지난 1998년에도 돌풍이 불어 9명이 숨지고 165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