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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사청문서 드러난 ‘진보의 민낯’
데스크 승인 2017년 06월 19일 (월) 김계춘 | 주필
   
 
김계춘 주필
 

야당 반대 불구 강경화 장관 임명
“국회 무시한 폭거”…强대 强 대립
지명자 대부분 각종 흠결 드러나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 첫 落馬
‘검찰개혁 드라이브’ 차질 불가피
여론 앞세우다 ‘여론 덫’ 걸린 꼴

 

문재인 대통령이 야3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18일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이에 야권이 “국회를 무시한 폭거”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향후 국회와의 관계는 한동안 냉각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進步)와 보수(保守)를 가르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으뜸은 ‘도덕성’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때 병역면탈·부동산투기·세금탈루·위장전입·논문표절 등 ‘5대 비리 인사배제 원칙’을 공약으로 내건 것도 진보의 ‘우월한 도덕성’을 감안했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국무총리를 비롯한 거의 모든 장관 후보자들의 흠결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문 대통령이 천명한 ‘인사 원칙’은 만신창이가 됐다. 이는 개인을 떠나 전체 진보 진영에도 큰 상처와 함께 자괴감(自愧感)을 안겼을 것으로 짐작된다.

논란은 가까스로 청문회를 통과한 이낙연 총리부터 시작됐다. 뚜껑을 열자마자 미술교사였던 부인의 학교배정을 위해 위장전입한 사실 등이 드러났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또한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부인의 고교강사 특혜 채용이 쟁점으로 떠올랐으나 대통령에 의해 구제됐다.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비리 백화점’을 연상케 했다. 5대 인사 배제 원칙 중 무려 4개 부문에서 의혹이 제기됐다. 딸의 이중국적 문제는 별개로 치더라도 위장전입과 봉천동주택 세금 탈루, 박사학위 논문표절과 배우자의 거제도 땅 투기 등이 그 면면이다. 특히 위장 전입했던 아파트를 친척집이라고 거짓 해명했던 것이 밝혀진 데다, ‘흠결’을 덮을 만한 실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큰 곤욕을 치렀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주민등록법 위반(위장전입)과 방산업체에서 받은 거액 자문료 등으로 구설에 올랐는가 하면,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인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논문표절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여론을 등에 업고 속도를 내던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드라이브’는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이르러 브레이크가 걸리며 스텝이 완전 꼬였다. 그는 ‘검찰 개혁과 탈(脫)검사화의 적임자’ 혹은 ‘법무부 문민화의 아이콘’으로 불리었던 인물이다.

하지만 과거 저술한 저서와 칼럼 등에서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으로 ‘여성비하’ 논란의 중심에 섰다. 또 퇴학 처분을 받은 아들 구명을 위해 학교에 탄원서를 보낸 의혹 등으로 궁지에 몰렸다. 그리고 급기야 20대 시절 교제했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평생 후회와 반성으로 살아왔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겠다”고 읍소했으나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 여론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결국 후보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의 길을 택하며 문재인 정부의 첫 낙마(落馬)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로써 조국 민정수석에 이어 안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해 강력한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걸려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강경화 장관이 임명된 상황에서 이제 야권의 다음 ‘낙마 타깃’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야당은 그의 음주운전 경력과 교수 재직 당시 기업 사외이사 겸직 및 해당 기업의 임금체불 의혹, 학생에 대한 반말 동영상 등을 내세워 압박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경화 장관의 경우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었으나 조 후보자는 특별한 지원 세력이 없다. 제기된 의혹이 대부분 본인 문제인 데다 청와대로서도 조 후보자를 지킬 명분이 부족하다. 안경환에 이어 조대엽 후보가 검증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여론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의 강공(强攻) 전략은 ‘안경환 파문’을 계기로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해지며 ‘여론의 덫’에 걸린 형국이다. 조국 민정수석과 김상곤 후보자의 과거 칼럼 및 발언들도 부메랑이 되어 발목을 잡고 있다.

자신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내로남불’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시중에선 숯이나 검댕이나 매한가지라는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란 말이 나돈다. 문재인 정부가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추진동력을 확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매일 김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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