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윤춘광 의원(더불어민주당, 동홍동)이 도교육청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좋은 학교 만들기는 거짓이었나, 안 좋은 것만 1등”이라고 일갈한 것이다.

윤 의원은 20일 열린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교육당국은 ‘좋은 학교 만들기’를 위해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정작 제주지역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과 도박 중독 등 ‘안 좋은 것’만 전국 최고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도내 만 10~19세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비율은 지난 2013년 25.5%에서 2015년 31.6%로 증가했다. 전체 위험군 비율도 지난해 16.2%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흡연율과 위험 음주율 역시 각각 8.6% 54.0%로 전국 평균 7.8% 50.2%에 비해 높았다. 전국적인 감소 추세와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더욱이 제주지역 학생들의 인터넷 및 스마트폰 중독 실태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다사용자 비율이 22.49%로 전국 평균 비율 18.0% 보다 4.5%p 높게 나타난 것은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다.

윤춘광 의원은 단설유치원(초등교 부속 병설과는 달리 독립된 유치원)이 하나도 없는 현실 또한 꼬집었다. “세종시의 경우 일반 유치원보다 단설유치원이 더 많다”며 “자꾸 미루기만 해서 될 일이 아니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도 교육재정 ‘1조원 시대’에 걸맞게 예산을 적재적소에 편성해야 한다는 질타였다.

단설유치원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도 집중 거론됐다. 병설보다는 단설유치원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했다. 그러나 이에 소요될 막대한 재원 마련이 최대 걸림돌로 대두됐다. 따라서 부지 확보 등이 어려운 수도권은 병설을 늘리고, 대신 지방은 단설유치원을 우선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는 것이 국정자문위의 복안이다.

인터넷 및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게임과 도박 등 학생들의 중독 현상은 결코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 어릴 적의 중독은 정신과 육체에 두고두고 큰 후유증을 남긴다. 이런 상황에선 학력 배양 또한 제대로 이뤄질리 만무하다. 특히 국정자문위의 단설유치원 우선 검토 방안 등을 깊이 유념해 제주도교육청이 향후 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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