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서모임에 가입하여 활동 중이다. 이 모임은 ‘one-book, one-action’을 실천한다. 즉 한 권의 책을 읽고 실천 가능한 한 가지를 찾아 실행한다. 필자는 ‘180억 공무원’을 읽고 입꼬리 올리기에 도전중이다. 종합민원실에 근무하고 있는 필자의 인상을 밝고 환하게 하기 위함이다.

십 수 년 전부터 친절교육을 받아 왔다. 초창기에는 이가 보일 정도로 밝게 웃는 표정을 짓기 위해 ‘스마일, 치즈’ 등을 하며 입꼬리를 올리고, 허리를 45도 숙이며 인사하는 교육을 주로 받아왔다. 예전에는 밝게 웃으며 민원인을 맞이하는 게 친절의 상징이었으나 지금은 고객욕구가 다양해져 상황에 맞춰 응대를 해야 한다. 밝게 웃으며 민원인을 맞이할 때도 이미 화가 난 민원인은 자기를 비웃는다며 언성을 높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표정은 매우 상냥한데 업무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과연 친절한 공직자라고 할 수 있을까? 친절강사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대형폐기물을 버리기 위해 모 주민센터에 문의한 결과 직접 방문하여 신고하라고 했단다.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고 있는 시대에 직접 방문이라니? 다른 주민센터에 알아보니 인터넷으로도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단다. 대형폐기물 신고방법, 배출장소 등에 대해 10여군데 주민센터에 더 확인한 결과 답변들이 각양각색이었단다. 이렇듯 아주 사소한 민원일지라도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다.

읍·면·동 주민등록 등 민원업무를 맡은 직원 중 신규 공직자가 많다. 신규인지라 업무가 익숙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민등록법 등은 수시로 개정돼 직원들이 업무 숙지를 위한 부담이 많은 실정이다.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종합민원실에서는 작년부터 민원 멘토링제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등록, 인감 업무 경력자 5명을 멘토로 지정하여 유선 또는 메신저로 실시간 상담을 하며 민원처리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등록.인감학습방을 개설하고 다양한 질의 응답사례를 게재하여 특이사례를 공유하며 직무연찬을 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공직자는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자다. 상냥한 표정은 기본이며, 본인의 업무에 대해 ‘내가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향상시키고, 한층 세련된 서비스 마인드를 갖춘다면 친절한 공직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도 필자는 주민등록 법령집과 편람을 펼쳐본다.

<제주시 종합민원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