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운항비용을 대폭 절감해 낮은 요금으로 승객들을 유치하던 항공사들이 대형항공사와 별반 차이가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성수기 김포~제주 노선 주말 항공권 가격조사 결과,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각각 11만3200원과 11만9200원. 그리고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10만3900원이었다. 각종 기내 서비스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요금 차이는 고작 9300원에 불과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유료 서비스를 포함하면 오히려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난다. 대형항공사는 무료 위탁수하물 제한이 20㎏까지이며 사전좌석지정 서비스도 무료다.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무료 위탁수하물 제한이 15㎏이고, 사전좌석지정 서비스 또한 유료로 제공해 7000~1만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특히 제주항공의 경우 저비용항공사 중 유일하게 각 서비스 추가 요금을 모두 1만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예컨대 제주항공의 사전좌석지정 서비스를 이용하고 총수하물의 무게가 20㎏이라고 가정하면 요금이 2만원 추가되어 최종 요금은 12만3900원이 된다. 이는 대한항공 요금보다 9.5%, 아사아나항공보다는 3.9%가 더 높은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서인지 2017년 1분기 제주항공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 2402억원과 2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 38.7%, 영업이익은 무려 74.6%가 증가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익의 일부나마 사회에 환원했다는 소리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한국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들이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항공사와 근접하게 가격을 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상한 요금체계 운용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에 다름 아니다.

당초 소비자들이 저비용 항공을 선호한 것은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에 기인했지만, 대형항공사들의 독점적 횡포에 반발한 측면도 컸다. 그런데 이제는 저비용항공사의 ‘꼼수’가 승객들의 큰 원성을 사고 있다. 이 같은 행태가 계속된다면 대형항공사를 향했던 비난의 화살이 방향을 바꿔 그대로 꽂힐지도 모른다. ‘무늬만 저가’인 저비용항공사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 만족도 향상에 주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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