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업무를 하다보면 안타까움에 민간자원까지 연계하면서 지원을 하는 가구들이 있는가 하면 정확한 지침이나 법률을 적용 기준 초과로 제외되는 가구들을 보게 된다. 복지급여를 신청하는 가구들은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으로 가족이나, 이웃들보다는 정부도움을 받기를 원하고, 제주도 특성상 자녀들에게 부양의 책임을 지우지 않으려고 더 복지급여를 신청한다.

또한 어르신들은 “ 받지 못하면 바보다 ”라는 인식 때문에 누구는 받고 나는 왜 받지를 못하냐고 종종 항변을 하지만, 업무를 하는 담당공무원 만큼 더 답답하겠는가라는 자문도 해 본다. 복지급여는 누구나 받고자 하는 급여를 신청 할 권리가 있으며, 이에 따른 소득, 재산, 부양의무자에 대해 성실하게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복지공무원은 급여 결정에 따른 기준과 법률에 근거하여 공정하게 조사를 하고 적정 급여를 지원 할 책임이 있다. 그래서 권리와 의무, 책임이 복지에도 있는 것이다. 쉬운 단어들 같지만 복지 업무를 하다보면 이 조합이 얼마나 균형이 맞게 물레방아 처럼 서두르지 않고 조화롭게 돌아가야 하는지를 느낀다.

초기상담부터 신청, 조사, 결정 후 사후관리까지 계속적으로 대상자들과 상담을 하고 변동사항에 대한 확인조사 등을 한다. 성실신고의 의무가 사라지는 순간 하나씩 나사는 빠지고 균형을 잃고 삐걱거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성실한 자진신고로 급여가 변동되거나 중지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민간자원을 연계 자립 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 하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얼마전 긴급지원 담당자에게 손 편지 한통이 왔다. 긴급지원을 받아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 도움으로 취업을 하여 이제는 정부지원 없이도 자립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적힌 내용에 직원은 상담시 화이팅을 같이 외치던 순간이 생각난다고 으쓱해 하면서 자랑을 했다. 직원들 모두 웃음 띤 얼굴로 본인의 편지를 받은 것처럼 한마디씩 하는 웃음소리에 하루를 마감했다.

복지업무를 오래하다 보면 감정이 무디어지고 메말라 간다는 말들을 자주 한다. 그래도 편지한통에 하루 종일 웃고 다니는 직원처럼, 업무로써의 만남이 아닌 공동체 일원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함속에서 보통의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제주시 주민복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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