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이란 것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닐 것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는 아침이면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첫인상은 어떤 것일까?

삭막한 회색빛 도시 속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녹지공간은 가로수 일 것이다. 녹색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은 보행자와 운전자들에게 쾌적한 느낌과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고, 잘 가꾸어진 가로수는 도시 미관을 아름답게 꾸며 그 지역의 독특한 이미지를 형성하며 아름다운 첫인상을 남긴다.

제주방문의 첫 관문 공항로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첫인상이 될 것이다. 도로 양 옆으로 시원하게 뻗은 가로수와 가장자리 화단에 제주자연석으로 돌담을 쌓고, 가로수 사이에 참꽃나무, 꽝꽝나무 등의 키 작은 나무와 감국, 한라부추, 수크령, 큰꿩의비름 등 초화류를 배치한 공항로 정원 숲은, 마치 제주만의 독특한 자연경관인 ‘곶자왈’을 연상시키며 관광객들에게 멋스러운 첫인상을 심어 준다.

제주의 지역 정서와 문화적 가치를 지닌 관덕로에는 먼나무 길이 있다. 제주 덕판배 모형 화분이 배치된 먼나무 길에는 가을에 맺힌 먼나무의 열매가 나무 전체에 빨간 꽃이 핀 것처럼 보이기도하고 제주상사화, 꽃무릇, 한라구절초 등 화단마다 식재된 제주의 들꽃들은 바람에 살랑이며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전농로 가로수길을 걷노라면 주변에서 흔히 보던 왕벚나무의 멋스러움을 다시 한번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좁고 오래된 도로에서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는 왕벚나무 가로수는 녹음 사이로 푸른 하늘을 담아 거목 아래에서 답답함 보다는 옛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가로수를 바라보는 첫인상이 사람마다 모두 같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집 가까이, 또는 내가 이용하는 거리에 녹색의 공간이 있다는 것은 큰 선물임은 분명하다. 바쁜 일상에 치여 무심코 지나쳤던 가로수길을 한 번 쯤은 천천히 걸으며 그 가로수길에는 어떤 정취가 풍겨지는지 직접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제주시 공원녹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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