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노인과 젊은 청년이 쉰다리에 대해 알고 싶다며 사무실로 찾아 왔다. 그분들은 고향이 제주도가 아닌 강원도였고 외국 등 여러 지역을 다니며 살고 있다고 했다. 우연히 제주도의 쉰다리를 먹어보니 아주 좋아서 직접 쉰다리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여행 겸 제주를 찾아왔다고 했다. 쉰다리 때문에 직접 제주에 왔다고 하니 놀라웠다. 제주 사람들은 이런 음식을 자주 먹는지, 제조법, 상품화 등 많은 질문을 받았다. 쉰다리에 대해 아주 좋은 경험을 한 모양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 살면서 어머니께서 먹다 남은 식은 밥을 이용하여 쉰다리를 만들어 주면 먹은 기억이 났다. 여기에 설탕이나 당원을 넣으면 맛이 새콤하고 더 달았다. 제주 전통음식으로서 쉰다리의 가치를 느끼고 있던 터라 전통방법의 쉰다리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 드렸다.

제주도의 전통음식은 섬이라는 지역적인 특성과 화산폭발에 의해 형성된 토양이라는 점 때문에 다른 지방과는 차별화되고 독특한 맛이 있어 더욱 그 가치가 크다고 본다. 돌 투성이 척박한 토질에서 밭농사를 주로 했던 제주 섬은 먹을 게 귀했을 뿐 아니라 일손이 부족해 음식을 만들어 먹을 여유가 없었다.

식량이 귀하다보니 꼭 먹을 만큼씩만 만들었고 조금이라도 더 일하기 위해 되도록 짧은 시간에 만들어 재빨리 먹어야 했으므로, 조리방법은 대부분 간단하고 단순하다. 그리고 보리, 팥, 콩 등을 이용한 밥이나 떡, 국수, 술, 엿, 두부 등 곡물음식이 발달했다. 제주는 쌀을 대체한 차좁쌀, 보리, 메밀 등 잡곡을 이용하였으며 차좁쌀을 이용한 오메기술, 보리밥을 활용한 쉰다리와 같은 독특한 음식을 만들어 먹어 왔다.

이러한 쉰다리는 제주 식생활에서 지혜의 한 결정체라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비록 쉰 음식일지라도 버리지 않고 먹을 수 있게 만들어서 식품의 낭비를 줄였고, 맛이 달콤하고 씹을 필요가 없어서 노인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이기도 하다.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우리 지역의 기후, 풍토에 뿌리를 두고 오랫동안 이 땅을 지켜온 조상들의 삶과 함께 한 우리의 전통음식인 쉰다리 또한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길 기대해본다.

<제주도농업기술원 제주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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