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문학, 이어도·설화 등’

제주지역을 테마로 한 신간이 잇따라 간행되고 있다. 지역 문인들의 문집 발간도 뒤따른다.

▲ '제주, 화산도를 말하다'

△‘제주, 화산도를 말하다’
제주 출신 문학평론가 3명이 김석범의 대하소설 ‘화산도’를 분석한 글을 내놨다. 공동 저자는 고명철 광운대 교수와 김동윤 제주대 교수, 김동현 탐라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이다.

‘화산도’는 원고지 2만 2000여장, 20여 년에 걸친 집필 끝에 완성된 김석범의 노작으로, 제주 4·3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인 1948년 2월 말부터 1949년 6월까지 해방직후 혼란스러운 정국을 배경으로 야만적인 폭력의 한복판에서 인간의 존엄 평화를 외치는 작품이다.

4·3문학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이들은, 2015년 10월 마침내 ‘화산도’가 한국어로 완역되자 소설을 통독하고 책의 문학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각각의 소주제에 따라 분석했다.

책은 제1부 화산도와 기억의 정치학, 제2부 화산도와 로컬의 정치적 상상력으로 구성됐다. 1만5000원, 보고사.

△‘이어도 저널’ 제12집
사단법인 이어도연구회(이사장 고충석)가 최근 ‘이어도 저널’ 제12집을 발간했다.

책은 한·중 해양경계획정 회담을 기획 논단에서 다뤘다. 고경민 제주대 학술연구교수(‘국민은 이어도 해양주권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남중국해 해양 영토 분쟁:과거와 현재’), 김영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컴퓨터 모델링을 활용한 해양 갈등 분석’), 박영민 대진대 교수(‘북극해 영유권 갈등과 동아시아’)의 글이 실렸다.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이어도의 존재와 해양과학기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가 눈에 띈다.

특히 ‘이어도가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로 형상화되는 지’에 대한 물음에 ‘전설의 섬. 제주인의 마음의 고향, 이상향’ 등 신화나 전설에 기초한 이미지로 답한 비율도 35.3%로 나타나 앞으로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 대한 대국민 이해증진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책에는 고충석 이사장의 글(‘한국 해양사: 해양국가의 시대’)에 이어, 이어도를 주제로 한 에세이, 시, 인터뷰, 칼럼 등 다양한 글을 만날 수 있다.

▲ '설문대할망'

△‘설문대할망’
하늘과 땅이 구별이 안 됐던 먼 옛날, 제주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제주대학교 강사(교육학 박사)이자 문학평론가인 장영주씨가 최근 제주도 최초 설화동화 연구라고 이름붙인 ‘설문대할망’을 간행했다.

이 책은 제주도에서 개인이 채록한 세 번째 설화집(민족전래동화 제주도편)을 아동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화동화집이다.

제주 전역에서 살아 숨 쉬는 이야깃거리에 ‘인과응보’, ‘권선징악’, ‘사필귀정’이란 설화의 주제를 조합하고 창작성을 가미해 세상에 내놓았다.

책은 설문대할망 설화를 중심으로 돌과 관련한 설화, 새롭게 부각되는 역사설화 항몽유적지, 1970년대부터 조사 채록한 설화동화 자료, 한라산에서 태어난 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만2000원, 책과나무 출판사.

△‘나이 들면서 보이는 것들’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전 제주지역위원회 회장 김정자씨가 최근 산문집 ‘나이 들면서 보이는 것들’을 발간했다.

이번 문집은 주로 1994년부터 2000년대 초까지 제주지역 일간지에 게재했던 글을 한 데 묶었다. 책에는 김 시인이 학생, 학부모 상담을 하면서 교지에 실었던 글들도 일부 추렸다. 살아가는 일은 마치 유목의 길을 걷듯 낯설고 외롭고 때로는 고달프다. 이러한 일상 이야기와 저자의 철학을 적절히 섞었다.

저자의 앞서 ‘흐르는 구름이 머무는 자리’ ‘풍차마을에서’ 등 다섯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산문집 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자는 “옆에 있는 것, 가까이 있는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 가장 힘들고도 위대한 일”이라고 말한다. 1만2000원, 도서출판 열림문화.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