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북 ‘위황병’ 36본만 방제 반면 서귀포시는 예방차원 642본
모니터링 결과 고사 상황차이 커…“지금부터 조사” 늦은 대응

제주시 신대로의 가로수인 담팔수가 고사되면서 최근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의 소극적인 방제 작업으로 인해 나무 제거를 결국 막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 6~7월 사이 담팔수 위황병 감염 나무 36본에 대해 방제를 진행했다. 반면 서귀포시는 같은 기간 담팔수 위황병 감염 예방을 위해 가로수 642본에 대해 방제를 실시했다.

적극적으로 방제 작업을 실시한 서귀포시와 달리 소극적인 제주시의 방제 작업으로 인한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소가 최근 현장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발빠른 방제 작업을 해왔던 서귀포시는 담팔수 감염 상황이 더뎌지고 있었지만, 제주시의 경우 여전히 고사 상황이 심각했다.

한라산연구소 관계자는 “(방제는) 의지의 차이 아니겠느냐”며, “서귀포 권역은 나무 주사 방제 효과로 고사된 것이 적었고, 새순이 돋아나는 것을 볼 수 있어 처음보다 상당히 괜찮은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시와 달리 (서귀포시는) 이파리가 떨어지거나 감염이 급속도록 진행되고 있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면서 “특히 제주시는 방제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해도 얻기가 쉽지 않아 어떤 방식으로 방제를 진행하고 있는지도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한라산연구소에서 방제 방법을 찾았다고 하지만 어느정도 약을 써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상태가 안좋은 나무 중심으로만 방제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담팔수 나무 고사의 주요 원인은 병원균 파이토플라스마(Phytoplasma)에 의한 ‘위황병’으로 최근 밝혀졌다. 파이토플라스마는 증식을 통해 양분과 수분통로를 막아 식물을 고사시키고 곤충에 기생해 다른 나무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유산본부는 방제시험을 통해 옥시테트라사이클린(Oxytetracycline)과 영양제 투입으로 고사 중인 나무가 회복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방제 작업을 진행해 왔다.

한편 취재가 진행되자 제주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서귀포시에 확인해보니 방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우리도 지금부터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는 나무들은 방제를 할 생각이고,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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