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인식 해소 위해 ‘업사이클 디자인 체험교육’ 등 문화서비스 제공
‘쓸모없는 재료→일자리 창출·이윤 발생→지속가능한 삶’의 선순환 구조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지난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 산업시설 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시작된 지역 문화재생 프로젝트다. 국비 10억원과 시비 10억원, 도비 3억원 등 총 2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의 리모델링 및 신축 공사를 통해 광명시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홍보동을 리모델링해 시민 예술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업사이클은 기존 재활용에서 벗어나 폐자원에 예술과 디자인을 더해 고부가가치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새로운 자원순환의 패러다임이지만 아직 ‘업사이클’에 대한 의미와 가치, 개념에 대한 인식이 미미한 수준이다.

광명시는 업사이클아트센터를 통해 국내 최초의 업사이클 예술작품 전문기획 전시를 마련하고, 시민들의 부정적인 인식 해소를 위한 업사이클 디자인 체험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업사이클을 직접 체험하고,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업사이클 문화향유 공간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업사이클아트센터는 이외에도 입주 작가 레지던시 사업이나, 공모전을 통해 업사이클 작가들을 지원하고 업사이클 문화를 확산시켜 예술가와 시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시도는 업사이클을 산업의 제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서비스로 보고 이를 기획·실행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기획된 업사이클 문화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 업사이클 문화가 업사이클 제품 제작이나 쓰레기를 재생하는 데 그쳤다면 광명시는 업사이클아트센터를 통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생산·개발함으로써 업사이클을 개념화하고 문화로 확장시키고 있다. 업사이클은 이제 광명시의 문화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개관 첫해 14만6766명의 관람객들이 업사이클아트센터의 기획전시를 관람했고, 이듬해에는 32만9219명이 방문했다.

광명시는 시민들에게 재활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업사이클의 가치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업사이클 예술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첫 개관 전시인 ‘리본 아트’에 출품된 뻥튀기과자로 만든 명품 가방인 ‘뻥품샵’과 뽁뽁이로 만든 드레스 ‘취급주의’는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2016년 9월에는 폐 팔레트와 우유 상자로 만든 ‘업사이클 가구전’, 다양한 용기(그릇, 빈병 등)를 이용한 ‘용기백배전’ 등은 버려진 물품들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될 수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려줬다

올해는 버려진 장난감을 이용한 ‘토이스토리전’이 열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재미를,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전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업사이클 전문 디자인 클래스를 개설, 시민 업사이클 교육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이를 위해 한국업사이클 디자인협회와 광명시 하안 문화의 집의 추천을 통해 업사이클 전문 강사를 구성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30일까지 진행된 업사이클 디자인 클래스 체험교육 프로그램 수강생은 모두 7516명이다.

국내 업사이클링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광명시는 이제 그동안의 축적된 노하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업사이클 문화산업을 확대하는 ‘클러스터’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광명시가 구상하고 있는 업사이클 문화산업 클러스터는 업사이클의 처음과 끝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기반 시설이라고 볼 수 있다.

업사이클의 처음은 바로 ‘재료’다. 주변에 버려진 수많은 자원들을 업사이클 기업이나 작가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것이 업사이클의 시작인 것이다. 이들이 말하는 업사이클의 끝은 바로 다양한 일자리 창출이라고 말한다.

업사이클 문화산업 클러스터는 재료은행, 업사이클 디자인학교, 업사이클 창조기업 육성, 업사이클 축제로 구성되는 업사이클의 완전체를 의미한다.

시민의 손에서 나온 쓸모없는 재료가 누군가에게는 가치 있는 물건으로 돌아오고, 이를 통해 일자리가 생기고 이윤이 발생하는 지속가능한 삶이 이어지는 것이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가 꿈꾸는 ‘업사이클 문화산업 클러스터’인 것이다.

자칫 ‘혐오시설’로 낙인찍혀 영원히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었던 공간을 시민들이 찾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의 교훈은 지역 주민스스로 ‘혐오시설’을 유치한 모범 사례인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터뷰/강진숙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장

강진숙 광명업사이클아트센장은 폐자원을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문화커뮤니티 공간을 원한다면 반

드시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 센터장은 “문화커뮤니티 없이 단순 ‘재활용’ 만을 갖고 센터를 운영한다면 환경분야 공무원들이 운영해도 상관없다”면서도 “하지만, 버려진 자원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개념의 공간을 원한다면 문화예술쪽 전문가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민들이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결국 폐시설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의 업사이클 문화 커뮤니티를 이끌고 있는 강 센터장 역시 예술전공자다.

강 센터장은 “실제 많은 지자체에서 우리 센터를 방문하는데 대부분 환경부서”라며 “저는 ‘절대 환경쪽에선 이런 걸 할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 부분은 문화경영 전문가들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광명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업사이클 문화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대해 강 센터장은 “업사이클 산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한다”며 “지속가능한 삶에서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미 국내 많은 기업과 단체에서 환경을 외치고 있다. 앞으로 미래 사회에선 환경부문에 대해 고려하지 않으면 기업이나 기관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업은 업사이클 산업 성장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업사이클 문화 산업의 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특히 업사이클 산업과 문화 창출을 통한 일자리는 미래 사회를 위한 필수 준비요소”라고 말했다.

제주지역 실정에 맞는 업사이클 문화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강 센터장은 “최근 제주는 광역자원순환센터 조성이 한창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와 같은 시설이 이 곳에 함께 들어서면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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