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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제 ‘중국몽(夢)’에서 깨어나자
데스크 승인 2017년 09월 11일 (월) 김계춘 | 주필
   
 

김계춘

주필

 

‘세계 최고’ 되겠다는 시진핑의 꿈
드러난 건 치졸한 ‘사드 보복’
정작 ‘大國 풍모’ 찾아볼 수 없어

中 진출 한국기업 벼랑 끝 몰려
제주개발·관광산업도 치명타
‘중국에 대한 환상’ 버리고 새 길을

 

 

‘중국몽(中國夢)’은 시진핑 주석이 주창한 국가발전계획이다. 중국 공산당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강한 사회를 만들고, 중국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대동(大同)사회를 건설 명실공히 세계 최고 나라가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한때 세계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었듯이,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는 게 바로 시진핑(習近平)의 꿈이다.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그 힘을 바탕으로 문화를 통해서도 야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에서 1억5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전랑(戰狼) 2’는 대표적인 사례다.

아프리카 내전을 배경으로 ‘중국몽’을 그린 이 영화 속엔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상징적인 인물(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른바 ‘중국판 람보’다. 그리고 ‘전란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제3세계의 진짜 구원자는 바로 중국’이라는 메시지를 대놓고 드러낸다. 영화적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중국인들의 감성과 자긍심 등 국가주의를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현 모습에서 ‘대국(大國)의 풍모’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벌이는 중국 측의 보복은 치졸(稚拙)스럽다 못해 역겹기까지 하다. 이를 대하는 언론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직후 사드 4기가 추가 배치되자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설 등을 통해 도(度)를 넘는 막말을 쏟아냈다. ‘한국 사람들이 김치를 잘못 먹은 것 아니냐’고 말하는가 하면, ‘한국은 중·러의 전략적 타깃이 될 것’이란 협박도 일삼았다. 심지어 ‘교회와 절을 더 세워서 평안을 기도하라’는 등의 조롱과 악담도 서슴지 않았다.

환구시보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의 의지가 담겨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게 세계 대국을 꿈꾸는 나라로서의 품위와 자세인가. 필자가 이 난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도 ‘중국의 꿈’(중국몽)이 아니라, ‘중국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그 꿈(夢)에서 깨어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 사드 배치 논란이 불거진 이후 중국은 집요하게 우리 기업들에 대한 유·무형의 압력과 보복을 가해왔다. 이로 인해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은 지금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대표적인 표적이 되어 집중 공격을 받았다. 한때 112개에 달했던 롯데마트 점포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됐다. 나머지 점포도 중국 내 반한(反韓)감정 여파로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사드로 인한 피해액만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997년 중국에 진출한 신세계 역시 사업 정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에 있던 배터리 공장을 대체할 후보지로 체코와 헝가리를 놓고 최종 선정작업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판매량이 반 토막 난 가운데 중국 측과 함께 설립한 ‘베이징현대차’ 합자종료설에 휘말려 있다. 한·중 수교 후 25년 동안 ‘기회의 땅’이었던 곳이 이젠 ‘최대 리스크 지역’으로 변한 것이다.

제주지역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계 자본의 제주투자 계획은 12조7000억원을 상회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해외송금 규제로 돈줄을 끊으면서 각종 관광개발사업이 중단됐다. 그 여파로 도내 영세 건설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하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유커(遊客) 급감으로 제주관광도 치명상을 입었다. 올 들어 8월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993만87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65만531명보다 6.7% 감소했다. 관광객 감소는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한국관광을 금지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이 기간 외국관광객은 97만4841명으로 지난해 248만3203명보다 60.7%가 줄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215만9006명에서 올해는 62만5930명으로 무려 71%나 급감했다. 사드 제재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피해가 더 컸다. 중국에 대한 너무 높은 의존도(依存度)가 제주관광마저 휘청이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우리에게 ‘뼈저린 교훈’을 남겼다. 스스로가 강해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휘둘릴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 인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 ‘중국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제주 나름의 ‘새로운 꿈’을 꿀 때다.

[제주매일 김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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