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설문결과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은 ‘암’이 아니라 바로 ‘치매’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매는 아직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보다 무서운 치매’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100세 건강시대’가 열렸으나 그 이면에선 고령화로 인한 각종 질병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치매는 대표적 질병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가운데 1명이 치매환자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를 선언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엊그제 중증 치매환자의 집중치료를 돕는 ‘치미안심병원’을 대폭 확대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치매안심병원은 지자체의 공립요양병원에 보다 전문화된 치매센터 기능을 보강하는 것. 그런데 정작 치매 유병률 전국 1위인 제주의 경우 아직 공립요양병원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번 혜택에서 제외될 공산이 커졌다.

제주도는 대신 올 연말까지 도내 6개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를 순차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또 공립요양병원 신축 문제도 뒤늦게 중앙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한다. 치매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동안 도가 과연 무엇을 해왔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현재 도내 치매환자는 1만800여명으로 유병률(有病率·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치매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국 최고인 12.13%에 이른다. 치매는 환자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 전체가 고통을 받는 ‘재앙’에 가까운 병이다. 이 점을 감안해 제주도가 복지정책의 우선순위 조정 등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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