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자회견 열고 ‘시설 지하화 약속’ 이행 촉구
“명성 추락·경제적 타격 등 방류사고 여파 아직도…”

25년 간 제주하수처리장의 악취로 고통 받아왔던 제주시 도두동 주민들이 제주도에  시설 현대화 약속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시 도두1동마을회 김대출 회장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은 2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는 도두하수종말처리장 지하화 등 전면적인 시설 현대화 약속을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지난해 하수종말처리장의 정화되지 않은 폐수가 그대로 도두 앞바다에 무단 방류될 때 하늘이 무너지는 심경이었지만, 도 당국이 상하수도 현대화시설을 최우선적으로 하겠다고 해 믿었다”면서 “하지만 다시 오폐수 유출사고가 발생하는 등 작년의 악몽이 재현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원희룡 지사께서는 작년 가을부터 오폐수 방류사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하수종말처리장을 지하화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까지 무엇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주민들은 “도두동 주변 횟집은 방류된 오폐수를 먹고 자란 생선을 팔고 있다는 소문에 문을 닫기 일쑤고, 오래물축제도 방문객 수가 점점 줄고 있다”며 “오래물도 예전의 명성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라 축제의 존폐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또 “무단 오폐수 때문에 생긴 소문으로 정신적, 경제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고, 문 닫는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도두동 주민은 지금 수입감소와 경제침체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고, 여전히 발생하는 악취 때문에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몇달전 하수종말처리장 지하화사업을 백지화하고 다시 증설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오락가락하는 도정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다”면서 “제주도정은 말 바꾸기를 멈추시고 종전에 주민들에게 약속한 하수처리장 전면의 지하화를 이행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수처리장을 지하화해 조성되는 상부의 공간은 도두주민과 도민들이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사회체육시설이나 공원화를 추진해달라”면서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태해결 시까지 무기한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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