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의 그림자 일용직들 일 끊길까 ‘노심초사’
아르바이트 청년까지 가세 연휴때 일자리 경쟁 치열할 듯

열흘 간의 ‘황금연휴’를 앞두고도 웃을 수만은 없는 이들이 있다. 일용직 업무에 종사하며 하루 하루 흘린 땀 만큼의 보상을 받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그중 하나다.

서귀포시의 한 대형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는 강여방(54)씨는 올해 긴 추석 연휴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강씨는 “일이 항상 있는 게 아니고, 일당제라 힘들어도 하루라도 악착같이 일해야만 먹고 살길이 생기는 게 우리 일”이라면서 “나가는 돈은 정해져 있는데, 이같은 장기연휴는 기쁘기보다 답답하기만 한 것이 사실”고 토로했다.

제주시 연동의 한 일용직 근로자 박모(52)씨도 “연휴 기간 일을 할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다음달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할 지 막막하다”면서 “연휴를 틈타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청년들까지 인력시장에 나오면 아무래도 뽑히기 어려워질텐데,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열흘 간의 추석연휴에 혹시나 일을 구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마트에서 구하는 단기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도 찾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다음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오는 9일까지 최장 10일의 황금연휴가 생겼지만, 이처럼 일용직 노동자들은 한숨을 짓고 있다.

기념품을 관광지에 납품하는 자영업자 강모(45)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번 황금연휴에는 6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제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 관광업계는 들뜬 분위기다. 하지만 물량을 채워달라는 업계의 요청이 수시로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향집 가는 계획은 이미 포기다.

강씨는 “한달의 1/3을 쉬면 큰 적자고, 관광객이 몰려드는 연휴를 포기할 수도 없는만큼 남들에겐 황금연휴지만, 우리는 상시 대기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진작하고 경제를 살리겠다며 임시공휴일을 지정했지만, 한국노총이 조합원 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26.6%가 이날 쉬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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