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20일 제주 정착주민 등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정착주민의 지역공동체 조성을 위한 조례로 전부개정됐다.

기존 조례가 단순히 정주환경 개선, 취업, 정보제공 등 정착주민의 조기정착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개정된 조례는 위와 같은 행정적 지원과 더불어 지역주민과의 상생 협력을 통한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정착주민에 대한 제주의 정책이 단순유입을 넘어 융화로 한 단계 나아갔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공동체일까. 최근 ‘효리네민박’이 방송되면서 애월읍이 주목받고 있다. 애월읍이 홍보가 되어 고맙지만 이에 따른 걱정도 있다. 애월에는 이미 외부에서 전입해 민박·식당·카페 등을 운영하는 정착민들이 많으며 이로 인해 리정세납부·상수도·쓰레기 등 생활민원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민원의 주된 요인은 지역주민과 행정, 정착주민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부족하고 이러한 환경적 변화가 매우 급속하게 이루어진 요인이 크다.

이에 따라 애월읍에서는 정착주민지원을 위한 자체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우선 그동안 활동이 부진했던 애월읍정착주민협의회를 재구성하였고, 정착주민협의회는 벚꽃축제 행사장 벽화조성 등 정착주민들을 대변하여 지역주민과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더불어 지난 9월 애월읍 상가리는 대전에서 열리는 ‘제4회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 문화·복지분야 전국 5개 마을에 선정돼 제주 대표로 참가했다. 상가리는 정착민의 유입으로 ‘시너지효과’를 본 대표적인 마을이다. ‘문화 곳간’이라는 문화공간을 통해, 현재 마을주민과 정착한 예술인 등이 함께 체험프로그램과 예술활동을 하고 있다. 문화소외 지역이었던 중산간의 작은 마을이 지금은 어르신들이 마임 공연을 할 만큼 활기 넘치는 마을로 변모했다.

애월읍의 26개 마을들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젊은 층의 인구유출은 분명 위기였지만, 새로운 정착민의 유입은 기회다. 선주민과 정착민이 모두 ‘제주사람’, ‘애월사람’, ‘우리마을 사람’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지역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도록 행정과 지역주민, 정착민 모두 노력한다면 분명 우리 마을에 행복한 이야기가 흐르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제주시 애월읍사무소 조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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