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평화교육센터’가 준공된 지 1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한다. 그 누구의 책임을 떠나 국고 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로, 졸속 계획이 빚은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4·3평화교육센터가 준공된 것은 지난해 2월이었다. 그리고 연말까지 어린이체험관 조성 및 평화의 숲 조성사업을 끝마칠 방침이었다. 하지만 수차례의 설계변경 등으로 공사가 늦어져 어린이체험관과 다목적 홀의 경우 올해 7월말에야 공사가 완료됐다. 그러다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어린이체험관 사용실적은 현재 전무한 상태다.

이와 관련 센터 관계자는 “공사로 지연됐다기보다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4·3 전문가는 많지만 어린이를 상대로 한 교육은 또 다른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어 “해설자 보강도 해야 한다. 이들을 교육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때문에 올해 12월이나 내년부터 정식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는 해명이 아니라 변명에 불과하다. 예컨대 학교를 하나 짓는다고 해보자. 이를 위해선 학생 수요에 걸맞는 건물 신축과 함께 개교에 맞춰 학생들을 교육할 교사도 미리 확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센터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학교와 학생은 준비가 돼 있는데 선생님이 없어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게 말이나 될법한 일인가. 아예 처음부터 변명 등은 그만 두고, 내년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충분한 준비를 갖춰 본격적으로 문을 열 계획이라고 밝히는 게 오히려 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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