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복제 흑우 교배 성공 송아지 생산 어미
도축산진흥원 관리중 급성폐렴으로 여태 ‘쉬쉬’

제주대학교 박세필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복제수정란 초급속 냉·해동기술을 사용해 지난 2010년 복제에 성공한 제주흑우(흑우순이)가 급성 폐렴으로 2년 전 이미 폐사 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하지만 건강했던 ‘흑우순이’가 폐렴에 걸리게 된 경위를 제주도축산진흥원이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당국의 관리 소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축산진흥원에 따르면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가 이관한 복제 제주흑우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송아지 등 총 4두 중 1마리인 ‘흑우순이’가 지난 2015년 8월 11일 폐사했다.

당시 제주도는 제주도동물위생시험소에 의뢰해 ‘흑우순이’의 폐사 원인을 폐렴으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폐렴 감염 원인에 대한 경위는 파악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흑우순이’는 지난 2009년 10월 제주대 박세필 교수팀과 미래생명공학연구소 연구팀이 14년을 살다 노령으로 도축된 씨암소의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에 성공한 제주흑우다.

이후 ‘흑우순이’와 함께 생산된 씨수소 ‘흑올돌이’와 교배해 지난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인공수정기술로 송아지 ‘흑우돌이’까지 생산해 내면서 체세포 복제 동물이 건강한 생식능력이 있음을 밝혀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는 체세포 복제를 통해 멸종위험에 처한 다른 동물들의 종 복원과 보존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흑우순이’ 폐사 당시 축산진흥원에 근무했던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축산진흥원 관리자가 2015년 8월 ‘흑우순이’를 목줄로 묶어두고 폭염에 방치한 채 퇴근했고, 이틀 뒤 흑우순이가 폐사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축산진흥원은 ‘흑우순이’가 사료를 먹다가 쓰러져 죽은 것으로 연구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필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흑우순이의 사후 복제는 첨단 생명공학기술로 멸종위기 흑우는 물론 동물의 대량 증식까지 가능해진 유의미한 결과물”이라며 “당시 폐사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는 지난 2014년 흑영돌이와 흑올돌이, 흑우순이 사이에서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송아지 흑우돌이까지 총 4두를 제주도 축산진흥원으로 이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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