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대중교통 체계가 지난 8월 26일 확 바뀌었다.

교통체계 개편 없이 그대로 가다가는 도로가 손 쓸 겨를이 없을 정도로 꽉 막힐지도 모른다. 제주시내 일부구간의 평균통행속도는 시속 14㎞로 서울 도심권보다도 느리다고 한다. 교통량이 많은 오후 퇴근 시간대에 승용차를 운전하여 제주대학교 병원에서 제주 칼호텔까지 가다보니, 한 시간 넘게 걸린 적도 있었다. 차라리 걸어가는 것이 더 빠른 정도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2006년과 비교해 보면 도로는 거의 변함이 없는 수준인데, 자동차는 22만 2000대에서 46만 7000대로 2배 이상으로 늘면서 교통체증은 일상화되었다. 사람으로 보면 인체에 ‘동맥경화’가 발생한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주도는 첫 번째, 버스노선을 간선과 지선으로 변경하고 버스업체 간 경쟁 대상이 되었던 중복 노선을 단순화시켰다. 두 번째, 도 전역을 시내버스 요금인 1200원으로 갈 수 있도록 단일요금 체계를 마련하였다. 세 번째, 그동안 버스업체가 소유하던 버스 노선권과 수입금 등을 공공에서 직접 관리하는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네 번째, 교통복지카드 발급을 통해서 도내 70세 이상 어르신, 등록 장애인, 국가유공자들이 무료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섯번째, 제주시내 주요도로의 교통정체에서도 버스, 택시, 교통약자이동차량은 목적지까지 원활히 운행 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 우선차로제를 도입하고 있다. 여섯번째, 공항, 버스터미널, 시내 및 읍면 주요 거점을 빠르게 갈수 있는 급행버스를 신설했다.

제주도에서 버스가 처음 선보인 것은 지금으로부터 97년 전인 1920년이다. 당시 제주시-모슬포, 제주시-한림 등 2개 구간을 운행했고, 시내버스는 1952년에 관덕정-지금의 제주시청까지 처음 운행하면서 도입되었다. 오랜 기간 이용해 오던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하다 보니,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느라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제주에는 지하철이나, 신교통 수단으로 불리는 트램, 모노레일도 없고, 도로폭도 3차선 이내로 좁은 상황이다. 현재로선 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가 유일하고 불가피한 선택 일수밖에 없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자가용을 이용하기 보다는 자전거, 대중교통을 애용해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제주도 협치정책기획관실 김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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