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렛츠런파크 제주) 내 발매원들에 대한 고객들의 언어폭력과 성희롱 사태가 해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련 민원이 고용노동부를 거쳐 국가인권위원회로 넘겨져 현재 처리 중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마사회 측도 최근 발매 창구 앞에 ‘고객님의 따뜻한 ‘말’이 우리와 함께 달립니다‘, ‘상대방 인권을 무시하는 고성, 욕설 등의 언어폭력과 성희롱은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부착했다고 한다. 일련의 조처들이 본지가 지난 10일자를 통해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 발매원들이 고객들로부터 지속적인 언어폭력과 성희롱에 시달려왔지만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지금이라도 ‘을’인 발매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어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마사회의 ‘잘못’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보도이후 ‘성희롱 경고’ 문구 등을 붙였다지만 ‘뒷북’이다. 발매원들이 겪은 고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수년 간 제기해오고 고통 받았던 문제가 이렇게 조금씩 개선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직원들의 이구동성이 그 증거다.

상황도 심각했다. 지속적인 전화번호 요구·외모 비하·폭언·욕설은 물론 자동발매를 도와주는 여성들에게는 우연을 가장해 몸을 밀착시키는 등 노골적인 성추행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마사회는 이제야 움직인 것이다. 그것도 억지춘향인 듯 씁쓸하다.

그간의 언행이 그렇다. 판매원들의 ‘안내판’ 설치 요구에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라던 마사회다. 폭언·성희롱 등에 대해선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피해 직원이 하나도 없도록 하는 조치는 힘들다”고 남의 일처럼 말하던 마사회다.

마사회 발매원 성희롱 등 이번 사태의 책임은 가해자 못지않게 오랜 기간 ‘방관’한 마사회에도 적지 않다고 본다. 국가인권위의 철저한 진상 조사와 엄격한 ‘처벌’을 촉구한다. 무엇보다 마사회 스스로의 반성이 우선임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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