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공사비 50억9000만원을 들인 ‘예술공간 이아’ 전시장이 준공 2개월 만에 물이 새고 습기가 차는 등 큰 하자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아트센터 및 김창열 미술관에 이어 예술공간 이아마저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면서 문화공간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특별감사가 필요해 보인다.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한 이는 제주도의회 이기붕 의원이다. 이 의원은 17일 열린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아의 지하전시장 하자 문제를 집중 질타했다. 지난 8월 현관 입구에 물받이 통이 놓인 영상까지 제시한 이 의원은 “준공 후 2개월째로 화창한 여름이었지만 천정에서 물이 떨어져 통에는 물이 고여 있었다”고 밝혔다.

‘예술공간 이아’는 옛 제주대병원을 리모델링한 것. 건물 소유기관은 제주대이고, 일부 공간인 이아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관리하고 있다. 이기붕 의원은 “이아 전시실은 오랫동안 기계실과 영안실로 사용됐던 지하실로 습기에 취약한데, 갤러리로 사용하는 지하공간임에도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진단 없이 예산만 쏟아 부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반 여건을 고려치 않은 주먹구구식 졸속 공사가 오늘의 부실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의원은 “제주대는 관련 법 규정을 어기고 보조금을 일괄 지원받아 공사를 시행했다”며 “사업비와 운영 등 전반에 무슨 특혜를 받았는지 제주도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의뢰하겠다”고 피력했다.

제주아트센터 등의 경우에서 보듯이 도내 문화공간의 부실공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도민들의 피 같은 세금을 이렇게 마구 낭비해도 되는 건인지 행정당국에 묻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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