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9년 6월 28일, 미국 뉴욕의 게이클럽 ‘스톤월 인’에 경찰이 급습했다. 다른 때와 달리 클럽에 있던 동성애자들은 흩어지지 않고 거칠게 맞섰다. 성(性) 소수자(Queer)들이 더 이상 박해받으며 살지 않겠다고 폭발한 것이다. 이 싸움은 1년 뒤 같은 날 미국 최초의 ‘퀴어 퍼레이드’로 발전했다. 지금은 성소수자들이 자기의 존재를 알리는 지구촌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 7월 서울광장에선 제18회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이 축제엔 대학별 성소수자모임은 물론 주한 외국대사관 및 국가인권위원회도 부스를 설치했다. 일부 반대가 있었으나 대회는 무사히 끝났다.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행사(10월 28일)를 일주일여 앞두고 난관에 봉착했다. 제주시가 당초 신산공원 장소 사용허가를 했다가, 지난 17일 돌연 불허하기로 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다. 시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등 도민사회가 정서적으로 퀴어축제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퀴어축제는 원래 함덕해수욕장에서 개최하려 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제주시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축제 강행 의사를 밝히고 있다. 집행정지가처분신청과 취소소송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들이 고정관념과 차별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들 역시 우리 사회가 껴안고 포용해야할 우리의 이웃이다. 서울 등 다른 도시에선 가능한데, 왜 제주는 안 되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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