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 등이 연출한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은 시즌2가 제작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김영하 소설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황교익 음식평론가, 유시민 작가 등 네 명의 ‘잡학박사’들이 가수 유희열과 함께 통영·경주·공주·춘천 등 방방곡곡을 다니며 수다를 나눴다.

각 분야의 전문가이자 세상의 다양한 현상에 대해 호기심이 넘치는 잡학박사들의 수다는 넓고 깊었다. ‘왜 예전부터 수학여행은 경주로 많이 갔을까?’ ‘왜 춘천 닭갈비가 유명한가?’ 등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질문들에 대해 잡학박사들은 서로 묻고 토론하며 결론을 도출했다. 가보기만 했지 특별히 생각해본 적 없던 여행지의 ‘이야기’들을 새로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해 한 편도 빼놓지 않고 즐겨 봤다. 잡학박사들의 역할은 일종의 ‘해설사’라는 생각이 든다. 해설사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다.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게 이야기 아닐까? 제주에 흔해 빠진 돌하르방도, 360개가 넘는다는 오름들도 그 사연을 알고 나면 달리 보인다. 모르고 보면 그저 돌덩어리요, 언덕배기일 뿐이다.

시청에서 발간하는 월간 <열린 제주시>는 그런 제주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담고 있다. 조선시대 제주 목사들의 희로애락과 삼별초 대몽 항쟁의 의의, 탐라국 초기 옛 제주인의 삶을 더듬어 그 이야기를 <열린 제주시>에 풀어낸다.

이는 모두 ‘문화 해설사’가 있어서 가능했다. 입도 2년차 이주민인 내가 ‘무근성’과 ‘성안’의 개념을 알고 토박이도 잘 모르는 제주 역사를 얼추 꿰게 된 것은 모두 유적지에서 만난 해설사 선생님들이 들려준 ‘이야기’ 덕분이었다. 제주의 숨은 이야기들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신기했다.

제주도내에는 현재 150여명의 문화해설사들이 제주목관아와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삼양동 선사유적지, 향교, 해녀박물관, 김만덕기념관, 4·3평화공원, 제주자연사박물관, 용두암 등 곳곳에서 활동하며 단 1명의 관람객을 위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문화 해설사가 상주하고 있다. 볕 좋은 가을날, 가까운 제주시의 문화유산을 찾아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알아두면 결코 쓸데없지 않은 신기한 잡학사전이 우리 곁에 있다.

<제주시 공보실 박솔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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