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천왕사서 개장식
관음사부터 존자암 잇는 코스

생사의 고해를 건너 열반의 피안에 이르기 위해 닦아야 할 여섯 가지 실천덕목인 육바라밀.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지혜(智慧)를 뜻하는 육바라밀을 주제로 6년 전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이 열렸다.

그 중 괴로움을 참고 견디며 나를 돌아보고 나와 타인을 이해하며 걷는 다섯 번째 순례길인 ‘인욕의 길’(3코스)이 지난달 29일 한라산 천왕사(주지 지오스님)에서 개장식을 가졌다.

▲ 원희룡 도지사가 지난달 29일 천왕사에서 열린 '인욕의 길' 개장식에 참석해 순례길 개장을 축하했다.

‘인욕의 길’은 관음사를 시작으로 석굴암∼천왕사∼어리목∼윗세오름∼존자암으로 이어지는 한라산을 향해 가는 길로, 순례자들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한라산을 오가던 선인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개장식에 이어 순례객들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함께 천왕사를 출발해 제주 최고의 힐링 코스로 꼽히는 석굴암 순례길을 걸었다. 붉게 물든 단풍 속 고즈넉한 풍경을 걷다 보면 부처님이 선사한 가피의 길로 불리는 석굴암과 마주하게 된다.

이어 성지순례길의 마지막 코스인 충혼각에 다다른 순례객과 관광객들은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며 5km의 순례코스를 회향했다.

 

제주시 일도이동에서 온 한 순례객은 “부처님께 절을 드리고 왔더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내려올 때는 단풍과 함께여서 아주 기분 좋았다”며 “내일부터 생활이 더 즐거워질 것 같다”고 연신 즐거운 웃음을 내보였다.

 

이 날 제주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 법화사 주지 진우스님,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등 천여 사부대중이 ‘인욕의 길’ 개장식에 동참해 축하했다.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은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참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참는 것을 이제 우리가 습관을 들이고 성찰할 때가 됐다”고 순례길 개장의 의미를 부여했다.

원희룡 도지사 역시 “치유, 힐링도 하고 문화적인 감동도 느끼고 가는 그런 제주를 만든다면 정말 세계 속의 보물섬, 또 정신적인 힐링의 성지로써의 제주가 되지 않겠냐”며 축하했다.

▲ 지난 1일 찾은 천왕사.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단풍을 즐기며 사진 촬영하고 있다. 얼마 전 TV예는 프로그램 방영 이후 평소보다 2~3배 정도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한편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은 지난 2012년 관음정사와 관음사를 잇는 ‘지계의 길’(2코스)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존자암과 남국선원을 잇는 ‘정진의 길’(4코스), 2014년 대원정사와 불탑사를 잇는 ‘보시의 길’(1코스), 작년에는 선덕사와 천제사를 순회하는 ‘선정의 길’(5코스)을 개장했다.

 

제주불교의 성지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걷다보면 깨달음의 세계에 닿을 것 같은 제주불교성지순례길. 육바라밀 중 다섯 번째 ‘인욕의 길’이 열리면서 깨달음으로 가는 제주성지 불교순례길이 완성단계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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