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가원 김홍석 박사 어제 관련 세미나 기조강연서 강조

가벼운 신체학대나 정서적 학대는 학대 행위로 인식하지 않는 부모들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역시 부모의 훈육으로 인한 학대에 대해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와 아동 모두를 위한 아동학대 인식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오전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끊이지 않는 갈등-비행행동과 훈육사이’ 제10회 아동학대 예방 세미나에 기조강연자로 참여한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김홍석 박사는 ‘제주지역 아동학대 실태 및 예방대책’ 연구 결과를 통해 “훈육이라는 이름 아래 아직도 가정에서는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아동과 부모 모두 아동학대 예방과 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최근 연구를 살펴보면 아동학대 인식은 개선 되고 있지만, 심각한 신체 학대는 학대로 보면서도 가벼운 신체학대나 정서적 학대는 아동학대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폭행이나 상처가 나타나야만 아동학대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또 훈육차원의 체벌 역시 아동학대로 부모들은 인정하고 있지 않았다. 반면 아동들은 부모에 대한 학대 유형 중 ‘방임’을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었고,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아동들이 학대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그냥 가만히 있거나 꾹 참는다’를 꼽았고, 그 뒤로 회피적, 공격적, 대인원망적 등의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조사돼 학대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제주지역 아동학대 유형은 신체학대 179건, 정서학대 173건, 성학대 7건, 방임 57건 등 총 416건이다.

연구에 참여한 설문 대상 전체 부모들의 84.2%가 아동학대를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아동학대 신고기관도 필요하다고 생각(94.8%) 했지만, 정작 학대 아동을 도와줄 수 있는 기관은 모르는 경우(65.6%)가 많았다.

특히 부모들은 아동학대 아동을 보호조치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다양한 학대행위를 아동학대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인식 때문(60.6%)과 아동학대를 가족문제로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57.6%)이라고 봤다.

김 박사는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할 수 있는 시간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면서 “부모 대상으로도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의무화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제주특별자치도아동보호전문기관(관장 전성호), (재)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이은희),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제주지회(지회장 홍만기) 공동 주관으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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