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환경 놓고 퍼시픽랜드-동물보호단체 의견 ‘상반’

서울대공원이 제주 퍼시픽랜드에 위탁한 큰돌고래 태지가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 방치됐다는 주장이 동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조약골·황현진)에 의해 제기됐다. 동물보호단체 주장이 발표된 후 본지는 돌고래들의 사육 환경 실태를 확인해보기 위해 이튿날인 15일 현장을 방문했지만, 퍼시픽랜드는 사유지 등을 이유로 현장 공개를 거부했다.

다만, 핫핑크돌핀스 주장대로 퍼시픽랜드 고정학 대표는 태지를 포함한 돌고래 5마리가 리모델링 공사현장 안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오는 19일로 위탁기간이 만료되는 태지에 대해서는 위탁기간 연장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연장 돌고래의 사육 환경 문제와 돌고래 보호를 위한 대안으로 바다쉼터 건설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동물보호단체와 관리자인 퍼시픽랜드 양측의 입장이 첨예한 가운데 본지는 양측의 이야기를 듣고 입장을 전한다.

△돌고래들을 리모델링 공사현장에 그대로 둔 이유는

고정학대표 : 지난 4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43일간)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아직 공사로 인해 시각적으로 나타난 돌고래들의 문제점은 없었다. 또한 소음 등을 유발하는 공사는 이미 모두 마친 상태라 앞으로는 크게 문제될 점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돌고래들을 마린파크 등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방안도 생각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았고, 무리가 가더라도 돌고래들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공사를 진행하기로 판단했다.

△돌고래 바다쉼터에 대한 입장과 견해는

고정학대표 : 현재 우리나라의 돌고래 개체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바다쉼터를 만들고 나면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만약 공연장을 모두 폐쇄하고 바다쉼터를 만든다면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데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관리자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목을 조이는 것으로 느낀다. 쉼터를 만들고 대안을 찾자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수족관에서도 충분히 돌고래들을 건강하게 잘 관리할 수 있다.

조약골 대표 : 바다 쉼터에도 먹이주고 관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대안 없이 바다쉼터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제주도에 바다쉼터를 만들면 관객들이 야생 돌고래를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교육적 효과가 클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합의를 해가자는 것이다. 바다 쉼터 문제는 시민단체만이 해결 할 수는 없기에 고용승계 부분까지 모두 포함해 기업, 정부, 전문가, 시민단체가 함께 협치를 해야 한다. 그만큼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입장을 조율해야 한다. 그런 과정이 돌고래 개체가 모두 사라지고 난 뒤가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 됐음 좋겠다는 것이다.

△좁은 수조 사육의 악영향 있나

고정학 대표 :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수족관에서도 여러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특히 우리는 관리가 잘되고 있다. 바다쉼터가 아니어도 수족관에서 밀착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도 20~30년을 살릴 수 있다.

조약골 대표 : 돌고래는 사회적 동물이다. 긴거리를 헤엄치며 살아가는 동물이 좁은 공간에서 지내는 것은 스트레스를 높여 폐사율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관리가 잘된다고 하지만, 퍼시픽랜드에서는 2014년~2016년 등 매년 지속적으로 돌고래들이 죽어가고 있다. 폐사 원인 역시 전신폐혈증, 세균감염 등의 이유다. 관리를 잘했다면 그런 이유로 단기간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정학 대표 : 과거(1992년) 해경 등에서 잡혀 온 건강하지 못한 돌고래들을 치료하다 보면 단기간에 죽는 애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수입한 돌고래는 건강하지만, 아닌 돌고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고정학 대표 : 입장은 다르지만, 만약 돌고래들을 다 보내고 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시설을 우선적으로 만들고 고용 부분도 완료 해놓지 않고선 우리는 동의를 할 순 없다. 지금 우리 입장에서 시기상조라고 본다.

조약골 대표 : 혼자서 고립적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돌고래, 코끼리 등은 가능하면 수족관, 동물원에서 사육하지 말자는 전세계적인 사회적 합의가 있다. 동물을 위해 모든 수족관, 동물원을 없애자는 말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대안으로 바다쉼터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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