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신   상   범

 해외에서 30여 년 이상 살던 한 친구가 처음 서울에 와서 어느 친구 집을 찾아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야! 이 친구가 그동안 큰 사업에 성공하였구나! 부럽다 부러워” 속으로 놀라면서 “차라리 외국에 가지말고 서울에서 사업을 할걸!”  이런 찬사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그 뒷 이야기를 듣곤 화가 났다. 미국에서 온 친구는 새로운 충격을 받았다.
사업을 하여 정당한  부자가 된 것이 아니고 아파트 바꾸기로 일 확 천금 하였고 때문에 1년이 멀다고 이삿짐을 사고 다녔다 는 것이다. 

삶의 터전인 주택은 가족 구성원들의 정서와 힘을 길러주고 지혜와 용기를 축적해주는 역사적 생산 공간이다. 그런 지속적 역사적 공간을 투기목적으로 함부로 바꾼다는 것은 가족들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오늘의 심각한 사회문제의 근원이다.

 ●필자는 35년 전에 지은 집을 세 번째  보수하고 있다. 셋집을 살다가 처음 집을 지을 때는  여든 살을 넘긴 어머니같 남의 셋방에서 죽게될 것 담다”고  한말이 엄청난 충격을 나에게 안겼다.  50평 텃밭에 그 길로 주택 공사를 하는 친구에게 달려가 설계도 없이  방2개와 주방, 마루 그림만 그리고 무조건 공사를 해달라고 졸라 집을 짓기 시작했다. 물론 건축허가도 사후에 받았다. 불법이지만 시효가 지난 것 같다.

15년 후 첫 번째 집을 보수한 것은 애들의  공부방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였다.
요즘 두 번째 집을 보수하고 있다. 애들은 전부 외지로 떠나 없어 아파트하나 사서 사는 게  편 할 상 싶어 자식들과 의논하였다. 젊은 사람들이라 바로 동의 할 것으로 생각했다.

왜냐면  제주고향집을 찾아 올 때마다 모든 것이 불편하였다.  겨울이면 사방문틈으로 들어오는 찬바람과  난방이 제대로 안되어 애들에게 꼭 감기를 선물하였다. 서울로 돌아가서 애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식들의 반응은 이외였다. “이 집은  우리들의 정신을 만들어주었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잘 살 수 있게 하는 바탕입니다. 더 살기 좋게 불편한 것만 보수하십시오.”라는 것이다.   그래서 집을 왕창 옮겨 바꾸지(개혁) 않고 보수하고 있다. 나는  진짜 보수(補修)주의(?)자가 되었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보수와 개혁갈등이 심각하다. 국민들은 석유파동이나 외환 위기 때 보다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이지만-.우리국민은 가난이 상식화된 북한과는 다르다. 잘살다 갑자기 삶이 어려워지니 체감 빈곤은 더 심각하다.

그래서 엄살이 아니다. 대통령까지 국민들과 언론이 엄살을 하고있다고 국민을 나무라고 있다.  이렇게 국민의 어려움이 목까지 차있는데도 노무현 정부를 구성하고있는 젊은 세력들은 “기존의 정치형태를 모두 갈아치워야 한다”(개혁)며 정치개혁만을 외치고 있다.

정치개혁이 되어야 민생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심지어 대통령까지도“ 보수는 무조건 안 바꾸자는 것”이라며 보수세력을 단순 수구세력으로 매도하고 있다. 참으로 그럴까?  노무현정부 정치 개혁세력이 총선에서 개가를 올리자 이런 정치개혁은 날개를 달았다. 국민을 보다 더 잘 살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치형태가 존재하는 것이다. 

허나 6.5보선에서 국민들은 그 날개를 접으라고 심판했다.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  강의한바있는 ‘존 브롬필드’교수는 그의 저서“지식의 다른 길”에서

『시간은 과거로부터 미래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현재의 연속으로 상호 연관되며 서로 분리된 개별자가 아니라 서로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신경망 안에서 공생한다』고 갈파하고『다른 존재에게 가하는 폭력이 곧 나의 존재를 위협하게된다』고했다.

우리나라는 국사 과목을 필수과목에서 빼버린 나라다. 현재는 과거라는 발판을 빼곤 존재 할 수 없다. 진정한 보수( 保守)는 끊임없이 역사를 보수(補修)하며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이다.  투기목적으로  집을 바꾸는 것은 삶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