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춘서커스 직원 13m 공연장 지붕 올라

제주 서커스 공연장 운영업체의 한 직원이 한국관광공사에 임대 사용했던 공연장 용지 매각을 반대하며 고공시위를 벌였다. 

27일 서귀포소방서에 따르면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 동춘서커스를 운영하던 ㈜신세계쇼앤서커스 직원 A(63)씨는 오전 8시42분경 13m 높이의 서커스공연장 몽골천막 위에 올라 시위를 벌였다. 

A씨는 이날 임직원 명의로 배포한 호소문을 통해 “공연장 용지 임대권자인 한국관광공사는 신세계쇼앤서커스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제주도에 용지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연장 용지 중 일부인 3300여㎡만이라도 서커스장으로 쓸 수 있도록 매매해 달라고 토지매입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일부 공무원들의 잘못된 행정과 공기업의 갑질로 인해 수십 명의 직원과 그 가족이 실업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신세계쇼앤서커스는 2012년 해당 공연장 용지 1만2000여㎡를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임대해 상설 공연장을 개장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제주를 찾는 수학여행단이 크게 줄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에 따른 국내외 관광객 급감 등으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임대료가 연체되자 최근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과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연장 주변에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설득 작업에 나서는 한편 9시간여만인 오후 5시15분경 A씨를 무사히 구조하고 병원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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