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현 비행사 유족 임정범씨, 기자회견서 의혹 제기
제출 자료 빼돌리기 등 주장…“15년간 8차례나 탈락”

국가보훈처가 제주 출신 임도현(1909~1952) 항일 비행사의 독립유공자 심사를 왜곡·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임도현 항일비행사의 9번째 독립 심사를 앞두고 유족인 임정범 씨는 27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훈처의 공정한 평가를 당부했다.

임도현 비행사는 일본 도쿄 인근 다치카와(立川) 비행학교에서 비행훈련을 받던 도중 돌료 6명을 포섭해 비행기를 몰고 중국 상하이로 탈출했다. 제주도를 거쳐 무려 1800km를 날아갔으며 이후 상하이외국어학교와 류저우 육군항공학교를 수학한 뒤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임 씨에 따르면 보훈처는 임도현 비행사의 9개 핵심 자료 중 대부분의 자료를 독립유공 심사위원(채점관)에게 올려 보내지 않고 빼돌리거나 부정적 내용만 올려 보냈다. 현재 보훈처는 임도현 비행사를 ‘객관적인 검증자료 미비’를 이유로 심사에서 탈락시켰다.

임 씨는 “보훈처는 유족이 전혀 제출한 바 없고 ‘탈락’시킬 수밖에 없는 내용으로 조작·날조해 임 비행사를 15년 동안 8차례나 탈락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구를 몇바퀴를 돌았는지 모를 정도로 뛰어다니며 백부의 자료를 수집했다”며 “개인 조사로 한계가 있는 만큼 국가가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대통령은 현충일에 독립유공자 한사람이라도 더 찾고 기억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지금이라도 보훈처는 유족의 마음을 알고 공정한 심사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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