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 등 현장실습제도 전반을 개선하겠다” 제주시내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목숨을 잃은 고(故) 이민호 군 사고와 관련, 내도한 국회의원들의 이구동성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24일 오후 이 군의 빈소가 마련된 부민장례식장을 찾아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미리 챙기지 못해 죄송하다”며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국민의당 김삼화·김수민 의원도 빈소에서 “장시간 노동에 학생들을 방치시킨 법이 문제”라며 책임지고 문제 해결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오영훈 정책위 부의장·강병원 의원 등도 사고 현장 점검에 이어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우 대표는 “안전시설들이 굉장히 미흡했다”며 “교육부 관련 부서가 진상규명을 하고, 조치를 제대로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자유한국당 나경원·신보라 의원도 빈소를 방문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조속하고 철저한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사후약방문일지라도, 뒤늦게라도 정치인들이 사고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행동에 나서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이 정치인이어서 기대와 함께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말이 앞서고, 행동이 뒤따라주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비극 이후 안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안전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게 우리 정치인들의 약속 이행 수준이고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특히 이민호 군의 사망사고가 아니었더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국회의원들이 유족들에게 사과한 한 달 60시간이 넘는 초과의 근무나 안전시설 미흡의 문제는 알 수 있었고 대책을 마련할 수도 있었다고 본다. 문제는 관심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후약방문’이다.

만시지탄일지언정 개선책은 마련돼야만 한다. 안타깝게 꿈이 꺾인 이 군의 불행이 다시 되풀이돼선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대학이 전부인 것처럼 만연돼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방끈’이 아니라 ‘현장실력’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믿으며 또래들보다 일찍 현장에서 땀을 흘리는 ‘고졸’ 젊은이들을 우리 사회가 지켜줘야 한다. 그래서 개선책은 더욱 빠르고 철저해야 마련돼야할 것이다. 그들의 건강한 꿈을 같이 키워나갈 수 있어야 대한민국도 건강해질 것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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