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생산예상량이 발표 시기 및 관측 기관마다 오락가락, 농정당국에 대한 농민들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때문에 보다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지난 8월 올해산 노지감귤 생산예상량이 약 43만9000t(42만4000t~45만4000t)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달 3일 제주도감귤관측조사위원회와 도농업기술원이 발표한 생산예상량은 역대 최저치인 39만6000t~42만4000t으로 확 줄었다. 8월과 12월 예측량이 최대치 기준 1만4000t의 오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관측도 오락가락하기는 마찬가지다. 농경연은 지난 8월 올해 노지온주 생산량이 46만2000t~49만t3000t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데 이어, 11월엔 44만7200t으로 예측했다. 도대체 어떤 생산 예측치를 믿어야할지 헷갈리기 일쑤다.

이와 관련 농정당국은 예측하기 힘든 ‘기상 이변’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노지감귤 생산량이 8월 예측량 보다 적은 원인은 7월과 8월 폭염 및 열대야 등 무더위와 가뭄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후, 8월 중순에 집중강우로 일부 지역에서 열과와 낙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것. 또 10월 1일과 2일 또다시 집중강우로 인해 출하기 극조생감귤 곰팡이병 발생으로 부패과가 많았던 것이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만으로 감귤 농가들을 납득시키는 것은 역부족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폭염과 열대야, 가뭄과 집중호우 같은 기상재해는 ‘이변(異變)’이 아니라 ‘상수(常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다. 따라서 이를 감안하지 않고는 어떤 예측치도 불확실하게 될 것이 뻔하다.

더욱이 감귤농사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했던 생산예상량의 오차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생산량 예측은 농가의 이해(利害)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보다 정확해야 하나, 그동안 농정당국이 예상생산량을 적중시킨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수십 년째 감귤농사를 하고 있는 한 농가는 “생산량 예측 잘못으로 매번 농가들이 손실을 보고 있다”며 “현실에 맞는 관측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농정당국이 마음에 잘 새겨듣고 개선책 마련에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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