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규모 5.4의 지진으로 포항 일대가 흔들렸다. 큰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진앙지가 얕아 건물 피해가 심하고, 많은 주민들이 갈 곳이 없어 인근 실내체육관이나 교회 등에 기거하고 있는 소식이 연일 이어졌다.

우리 제주시에서는 그 달 21일 지역자율방재단과 공무원들이 작은 손길이라도 보태고 피해현장 복구 경험 및 재난발생시 우리시의 대응능력을 재고하기 위하여 포항으로 향했다. 현지에 도착하고 보니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포항시내는 차분한 듯 했으나 진앙지가 가까워 피해가 컸던 포항시 흥해읍에 도착해 주민들이 임시로 거주하고 있는 실내체육관과 한쪽으로 기울어진 아파트 및 학교건물을 직접 목격하고는 비로소 큰 재난이 발생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포항시의 요청으로 양덕한마음 체육관에서 하루 동안 구호품을 하역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도왔다. 우리시에서도 생수 1만3000여병을 전달하며, 이번 포항 현지로 향했던 제주시 지역자율방재단과 공무원 26명은 49만 제주시민을 대표하여 따스한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기상청의 지진관측 연간 지진발생횟수(규모 3.0 이상)를 보면 2001년 들어서면서 1년에 40회를 넘어섰고, 2015년엔 93회나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잦아진 지금 제주지역도 안심할 수만은 없게 됐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필로티 공법의 건물 피해가 부각되면서 제주에도 이 같은 공법의 건물이 다수 들어서 있어 경각심을 갖게 했다.

특히 지질특성상 제주도 지하에는 우리의 생명수가 보존되어 있어 지진으로 인해 하수 또는 쓰레기 침출수가 지하로 유입된다면 엄청난 재앙이 닥칠 것이 자명하다. 이러한 제주환경의 특성에 맞는 제주형 지진방재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번 지진을 계기로 이재민 주거대책, 재해보험 활성화 등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이뤄져서 재난 발생 시에 피해주민들이 일상생활에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보다 철저한 사전대비가 필요하다. 함께한 제주시 자율방재단과 공무원들도 현지 경험을 통해 제주에 재난이 발생했을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훈을 얻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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