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올겨울 극심한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고했다. 올 여름 북극 해빙이 역대급으로 가장 많이 녹아내려 우리나라를 포함한 북반구에 혹독한 추위가 닥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제주지역은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더욱 낮아졌다. 특히 지난 5일엔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간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올 여름 그렇게 덥더니, 이번엔 한파냐”며 시름소리가 깊어지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클린하우스 도우미(청결지킴이)’로 배치된 노인들이 한파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이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부분 고령인데다 몸을 녹일 수 있는 온열기구마저 없이 추위 속에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시에는 도우미 혹은 청결지킴이란 이름으로 모두 822명(제주 552·서귀포 270명)이 클린하우스에 배치돼 있다. 중장년층 일자리 창출 등의 일환으로 채용되어서인지 대체로 나이가 많은 편이다.

예컨대 제주시의 경우 70대 이상이 228명(41.3%)으로 가장 많다. 60대도 214명(38.7%)에 달하며 50대 79명(14.3%), 40대 19명(3.4%) 순이다. 전체 인원의 80%를 60대와 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겨울철 한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 없이 클린하우스 도우미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겐 온열기구는커녕 방한복도 지급되지 않는다. 시 관계자는 “고민은 하고 있지만 방한복은 선심성 예산이 될 수 있고, 도우미들이 한자리에서만 근무하는 것이 아니기에 온열기구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 공무원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나,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격이 아닐 수 없다. 행정도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가끔은 나중에 문제가 될지언정 내가 책임지겠다는 배짱도 필요하다. 만에 하나 엄동설한에 큰 사고라도 나면 그때 가서야 호들갑을 떨 생각인가. 복지는 그리 먼데 있지 않다. 가장 가까운 이웃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게 바로 복지다.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윗사람과 머리를 맞대 의논하면 나름의 개선방안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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