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인 3명, 경찰 사칭하며 피해자 유인
행인 도움 요청 1명 붙잡아…공항서 나머지 체포

도심 한복판에서 보이스피싱으로 수천만원을 잃을 뻔한 순간 시민들이 나서 피해를 막아내 용의자를 모두 검거한 가운데 끊이지 않는 보이스 피싱사고에 대한 주의가 당부된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온 말레이시아인 칭모(26)씨와 조모(27)씨, 쿠모(27)씨는 제주시내 한 모텔에 머물며 보이스피싱 범행을 모의했다.

이들은 지난 6일오후 3시35분경 우체국 직원과 경찰관을 사칭해 피해자인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명의도용 피해가 우려되니 현금을 인출해 차량에 보관하면 경찰이 출동해 도와주겠다”고 속였다.

이들의 말에 속은 A씨는 돈을 인출한 뒤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2000만원을 넣었고, 그 순간 칭씨가 접근해 돈을 훔치려 했다. 하지만 경찰이 출동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A씨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자 인근 식당에 있던 60대 여성과 남성이 힘을 합쳐 칭씨를 붙잡게 됐다.

이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칭씨를 검거했고, 공범 두명도 도주 직전 제주공항에서 모두 검거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특수절도 혐의로 이들 세명을 모두 입건하고, 현장에서 범인 검거에 나선 시민에게는 감사장과 보상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상대로 범행경위 및 공모관계를 수사하는 한편 콜센터 등 조직책 검거에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상으로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확인하거나 인출을 유도하는 경우는 없다”며 “보이스피싱이 의심될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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