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수중 조사 결과 1척 발견 70m·3900t급 추정
문화재청 조사 거쳐 수중매장 문화재 지정 결정

태평양 전쟁 당시 제주 바다에 침몰한 일본 군함의 실체가 공공기관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한림읍 비양도 해상에 수장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 군함의 존재 여부를 수중 조사한 결과 군함 1척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비양도 해상에 침몰한 일본 군함 이야기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입으로만 전해져 내려왔을 뿐 공식적인 기록은 없었는데 소문이 일부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이번 조사는 최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현장 도지사실을 운영하며 한림읍을 방문했을 때 군함의 존재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주민 건의가 있어 곧바로 조사로 이어졌다.
 
앞서 지난 2015년 KBS제주가 해당 군함의 수중 촬영을 성공해 그 모습이 처음 공개 된 바 있지만, 공식적인 조사로 이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발견된 군함은 선체 대부분이 모래에 덮여 있어 극히 일부만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당시 전쟁 기록 등에 따라 길이는 70m에 3900t급으로 추정되고 있다. 

함께 침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군함 2척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폭격을 받아 오랜 시간이 흘렀고 바닷물에 부식돼 훼손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군함 이야기는 북제주문화원이 2007년 5월 향토사학자 김찬흡 선생의 고증을 통해 세운 비석에 실렸다. 1945년 4월 14일 새벽 비양도 남쪽에 정박했던 일본 군함 3척이 미군 잠수함이 쏜 어뢰를 맞아 침몰했다. 군함에 664명이 승선해 있었으나 160명만 생존했다고 알려졌으며, 당시 제주 도민들이 일본군 시신을 수습하고 생존자를 구했다고 한다.

제주에는 아직 수중매장문화재가 없다. 이에 도는 제주도문화재위원회 의견을 첨부해 문화재청에 수중매장 문화재 신고를 완료하고 문화재청의 문화재 지정 여부를 기다릴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현지 조사와 전문가 심의 등을 거쳐 최종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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