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제주 겨울무는 비교적 좋은 가격에 거래되서인지 올해 겨울무 재배면적은 사상 최대인 4,874㏊에서 약 34만t 정도가 생산될 전망이다.

지난해에 비해 면적은 약 700㏊가 늘었고, 파종 이후 집중호우 이외에 특별한 기상이변 없어 생산량으로는 약 10만t 정도가 늘어나 일찌감치 파동이 예상됐다. 설상가상으로 내륙지방의 가을무 역시 생산량 증가로 지난해와 평년보다 낮은 18㎏에 7800원 내외의 가격에 거래되면서 겨울무 시장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을 간파한 월동무생산자협의회와 행정, 농협 등이 몇 차례의 대책회의를 거치면서 겨울무 시장격리를 전격 합의해 실천하고 있다.

시장격리 1단계로 일찍 파종한 겨울무 70㏊를 이미 시장 격리했고, 2단계로 230㏊를 제주도 70%, 농협 20%, 농가 10%씩을 부담해 12월 안으로 시장 격리 조치할 계획이다. 3단계로 월동무생산자협의회에서 농가 스스로 약 500㏊를 자진 시장격리 한다는 계획이다.

시장격리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 위해 지난 12월 8일 지역 겨울무 재배 농업인과 유관기관 관계자 등 약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품 겨울무 출하 근절을 위한 자정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농업인 입장에서는 뼈를 깎는 아픔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농업인 스스로 시장격리와 비상품 출하 근절에 대한 노력은 가격안정화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지난 1차 시장격리를 실시한 효과로 12월 7일 경락가격은 18㎏에 1만 원 내외로 다소 회복되었고, 3.3㎡당 3500원에서 5000원 정도에 포전 거래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거래가 전혀 없었던 11월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사후약방문의 단발성 자조금 또는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앞으로는 지양되어야 할 일이다. 적정 재배면적을 위한 자구책도 마련되어야겠지만 월동무를 수확하고 남겨진 월동무 비상품이나 시장격리용 무를 이용해 무말랭이, 만두속용 재료, 깍두기 등 용도별로 가공이 가능한 시설이 절실하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고 한다. 이런 자구노력이 앞으로 겨울무가 높은 가격으로 지지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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